'라면시장 삼수생' 풀무원, 비빔면 시장서도 고배 마시나

풀무원은 이달 초 자연은 맛있다 정·백·홍 비빔면을 출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비빔면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풀무원 제공

원조에 밀리고, 경쟁사 신제품에 치이고…풀무원, 정·백·홍면 라인업 효과 '글쎄'

[더팩트|문수연 기자] 라면시장 '삼수생' 풀무원이 또 다시 고배를 마시는 분위기다.

지난해 라면시장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민 이후 올여름 계절면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게획을 밝혔지만, '원조' 팔도의 입지와 경쟁사들의 신제품에 밀리며 시장 안착에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이달 초 신제품 '자연은 맛있다 정·백·홍 비빔면'을 출시했다. 지난해 8월 정·백·홍면을 선보인 뒤 약 7개월 만에 내놓는 제품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계절면시장을 겨냥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시장은 지난 2016년 672억 원에서 지난해 1400억 원 규모로 성장했고, 올해는 15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규모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풀무원의 비빔면시장 진출에 대한 업계 전망은 밝지 않다.

비빔면업계 1위 팔도비빔면의 시장점유율은 65%로 추정된다. 이어 오뚜기 진비빔면이 25%로 뒤를 잇고 있다. 양사가 9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후발주자들의 입지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농심과 삼양식품도 최근 신제품을 출시하며 적극적으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농심은 지난 3월 신제품 '배홍동 비빔면'을 내놓으며 방송인 유재석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인지도를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출시 4주 만에 700만 개가 판매되는 성과를 얻었다.

삼양식품은 1991년 출시한 '열무비빔면' 이후 30년 만에 비빔면 신제품을 출시하고 오는 5월부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신제품 이름은 '삼양비빔면'으로 자사 대표 브랜드 '삼양'을 내건 비빔면 제품인 만큼 마케팅을 사활을 걸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비빔면시장에서 팔도비빔면과 오뚜기 진비빔면이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농심도 신제품을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팔도, 오뚜기, 농심 제공

라면업계 '빅 3'가 모두 시장 진출에 나선 상황에서 지난해 8월 출시한 정·백·홍면으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풀무원의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풀무원은 지난 2011년 라면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지만,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후 2017년 '생면식감'으로 라면시장에 재도전했지만, 인기를 끌지 못하자 지난해 8월 소비자층 확대를 목표로 브랜드명을 '자연은 맛있다'로 바꾸고 정·백·홍면을 출시했다.

정·백·홍면은 출시 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봉을 기록했지만, 경쟁사의 신제품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오뚜기 진비빔면의 경우 지난해 출시 2개월 만에 2000만 봉 판매를 달성했고, 농심 배홍동 비빔면은 출시 4주 만에 700만 봉이 팔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라면업계 후발주자인 풀무원은 제품 라인업에서부터 경쟁사와 비교해 폭이 좁다"라며 "농심이 2019년 '신라면 건면'을 출시한 데 이어 '짜장 건면' '짬뽕 건면'을 내놓으며 건면 라인업을 확대하고, 업계 3위 삼양식품도 지난달 건면 제품인 '맛있는라면 비건'을 선보이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과 비교해 건면 제품만 판매하는 풀무원이 차별성을 강조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정·백·홍 비빔면은 타겟을 다양화해 출시한 제품이다. 정비빔면은 기존 제품들보다 소스양도 많고 면도 쫄깃하게 만들었으며, 백비빔면은 간장 베이스라 깔끔하고, 홍비빔면은 매운맛을 좋아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라며 "출시 초기 소비자 반응이 좋은 상황이며, 국물라면과 비빔면 라인업을 갖추게 된 만큼 올해는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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