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물러설 곳 없다"…출범 1년 롯데온, 상품도 서비스도 '새로고침'

출범 1주년을 맞이한 롯데온이 이커머스 경쟁력 제고를 위해 상품과 혜택, 서비스를 새단장한 롯데온세상 새로고침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온 제공

공격적 마케팅 나서…계열사 7개 온라인몰 시너지 숙제

[더팩트|한예주 기자] 롯데온이 출범 1주년을 맞아 '새로고침'을 누르고, 이커머스시장 반격에 나선다. 이달 초 이베이코리아 출신 나영호 대표(부사장)를 새로운 수장으로 맞은 롯데온은 그간의 부진을 딛고 본격적으로 재도약에 나선다는 각오다.

온라인 부문에서 네이버, 쿠팡뿐만 아니라 신세계 등 경쟁사에 비해 성과가 부진했던 롯데쇼핑이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은 다음 달 2일까지 오픈 1주년을 맞아 '온세상 새로고침'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만여 개 셀러가 참여하며,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온은 상품과 혜택, 서비스 등을 새롭게 선보이겠다는 의미로 행사명을 '롯데온세상 새로고침'으로 정했다.

롯데온은 대규모 할인 행사와 함께 검색, 결제 등 서비스 전반에 걸쳐 대수술에 나섰다.

우선 고객들이 상품 도착 시기에 대한 질문과 불만이 많은 점을 고려해 '배송 도착 예정일 안내 서비스'를 도입했다. 최근 6개월간의 실제 배송 데이터를 분석해 상품 도착 예정일을 정확한 확률로 안내해 고객이 갖고 있는 배송 만족도를 높일 방침이다.

상품 검색이 가능하도록 상세 필터 기능도 강화했다. 상세 필터 기능은 고객들이 해당 상품군을 구매할 때 가장 고려하는 요소들을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핸드백을 검색할 경우 판매처, 가격대는 물론 주요 소재, 패턴·프린트, 추가 장식 등 본인이 선택한 기준에 맞는 상품만 검색 결과로 보여준다.

롯데온과 롯데백화점 상품에 선물하기 기능도 강화했다. 롯데온 앱을 설치할 경우 본인 휴대전화의 주소록과 연동되어 받는 사람 검색이 가능하다. 선물하기 안내 문자를 받은 사람이 직접 주소를 입력하는 시스템과 연동되어 휴대전화 번호만 알아도 롯데온의 상품을 선물할 수 있다.

네이버, 쿠팡 등에 밀려 이커머스 5위 업체로 추락한 롯데가 이달 새 대표를 영입한 것을 계기로 반격을 시작했지만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여전히 의문이 가득하다. 사진은 나영호 롯데온 신임 대표. /롯데그룹 제공

업계에서는 '역대급' 규모의 행사를 기획한 배경과 관련해 '더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밀릴 수 없다'는 내부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실제 롯데온은 지난해 4월 출범 초반에 시스템 불안정과 결제 오류, 오배송 등이 이어지며 좀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지난해 거래액도 7조6000억 원 수준으로 네이버(30조 원), 쿠팡(22조 원), 이베이코리아(20조 원) 등에 크게 못 미쳤다. 작년 영업손실 948억 원을 기록했으며, 실적 부진 책임을 물어 대표를 1년 만에 경질하는 초강수도 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까지 수차례 롯데온의 부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유통BU장(부회장)도 지난달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 "오픈 초기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올해는 온라인 사업에 대한 전략과 체제를 더 강화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다.

롯데온은 안정화 작업을 마친 시스템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지속, 반등 기회를 잡겠다는 목표다.

특히, 조영제 대표가 부진을 책임지고 사임하면서 새로 교체된 나영호 신임 대표(전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장)가 '디지털 전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감을 높이는 중이다. 취임 직후 그는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디지털 전환에 방해되는 오프라인 관점의 제도, 프로세스, 문화가 있다면 하나하나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온 관계자는 "롯데온의 지난 달 일 평균 매출은 출범 초기와 비교해 4배 이상 증가했다. 롯데온에 등록된 셀러와 매출이 발생한 셀러 숫자도 2배 이상 늘어났다"며 "1주년 행사 이름을 '온세상 새로고침'이라고 정한 만큼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상품, 혜택,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롯데온을 '새로고침' 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롯데온의 체질개선 전략이 상위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쿠팡의 경우 최근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고, 네이버와 신세계는 '유통 동맹'을 맺는 등 업체마다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년간 칼을 갈아 만든 결과물 치고 롯데온은 모든 면에서 부진하다"며 "백화점과 마트, 하이마트 등 계열사 간 입장과 목소리도 아직 제각각이다. 이는 오프라인 유통업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온 롯데의 한계가 잘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외부 인사를 선임했기 때문에 성과가 나와야겠지만, 롯데 자체의 기업 문화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온라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롯데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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