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인터넷은행, 중금리대출 미충족 시 신사업 진출을 제한"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층에 대한 중금리대출을 늘리고 대출 금리도 낮추기로 했다. 특히,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대출 공급계획을 달성하지 못하면 신사업 진출을 못 하게 하기로 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관련 상품도 조만간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중금리대출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중금리대출 부재로 중·저신용자들이 고금리 시장에 몰리는 것을 막고, 오는 7월 법정최고금리 인하(24→20%) 이후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는 저신용층을 중금리대출로 흡수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당국은 올해 약 200만 명에게 32조 원, 2022년까지 약 220만 명에게 35조 원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금융회사 입장에서 까다로웠던 중금리대출 인정요건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용점수 하위 50% 차주(기존 4등급 이하)에게 공급되는 업권별 금리상한 이하의 모든 신용대출을 중금리대출로 인정하고 금융사에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기존에는 '중금리 대출 상품'으로 사전공시돼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차주에게 70% 이상 공급된 상품만을 중금리 대출로 인정해왔는데, 요건을 완화한 것이다.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 관리에서 은행권 중금리대출은 일부 예외를 검토하고, 그 실적을 경영실태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또한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 취지에 맞게 중·저신용층에 대한 대출을 확대 공급하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대출 확대가 기대 이하라는 판단이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전체 신용대출 중 4등급 이하 차주 비중은 12.1%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업계는 고신용층을 대상으로 보수적인 영업을 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은행 자체적으로 중‧저신용층 대출 확대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게 하고, 이행 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미충족 시 신사업 진출을 제한하는 등 제재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절차를 밟고 있는 토스뱅크에 대해서도 정식 출범 전 중금리대출 계획서를 제출받겠다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인터넷은행의 중금리대출 확대 세부방안을 올해 상반기 중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중금리대출 상품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초 조만간 중·저신용자 전용 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조3000억 원의 중금리대출을 공급했으며 올해는 공급 규모를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 역시 2023년까지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 고객 비중을 30%까지 늘릴 예정이다. 또 올해 안에 정책 중금리대출 상품인 '사잇돌 대출'을 출시하는 등 상품 라인업을 다양하게 꾸리겠다고 밝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중금리대출이 미흡할 경우 신규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은 그만큼 인터넷은행들이 중금리대출에 그동안 힘을 쏟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다만, 연초 카카오뱅크 등이 중금리대출에 대한 계획을 밝힌 바 있어 향후 중금리대출 관련 상품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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