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노조, 기자회견 열고 "무차별적 구조조정 중단해야"
[더팩트|이민주 기자] 홈플러스 직원들이 점포 구조조정을 중단하라며 거리로 나섰다.
'역대급 위기'를 맞이한 홈플러스가 점포 매각으로 위기 극복에 나선 가운데, 노동조합은 사측이 일방적이고 무차별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직원들을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마트 노조)는 서울 영등포 홈플러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홈플러스 직원과 마트 노조 직원 9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마트노동자를 유통기한 지난 상품 취급하는 매형마트 구조조정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들었다.
참가자들은 '나쁜일자리 양산하는 구조조정 중단하라', '노동자는 상품이 아니다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하라', '홈플러스 말아먹는 투기자본 MBK는 당장 떠나라', '경영실패 책임전가 구조조정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공유란 홈플러스 지부 서울본부장은 이날 규탄 발언을 통해 홈플러스의 무차별적인 점포 매각으로 직원들이 하루하루 고용 불안에 떨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 본부장은 "부동산 투기꾼 MBK(파트너스)가 인수 6년 만에 홈플러스를 처분하기 시작했다"고 "악질 부동산 투기꾼으로 전락한 MBK는 홈플러스가 어떻게 되던 상관없이 돈 되는 매장을 팔아 먹튀하고 있다. (점포 매각) 목적이 실적 개선과 운영자금 마련이라고는 하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와 공 본부장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해 안산점, 둔산점, 대구점, 대전 탄방점을 매각처분했으며, 올해 대구스타티움점 폐점과 부산가야점 폐점·매각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전 탄방점은 지난 2월 영업을 종료했다.
공 본부장은 "(점포 매각이) 오히려 경영 악화를 불러오고 있다. 부산가야점의 경우 부산 지역 매출 1위, 전국 5위 알짜 매장이었다"며 "(MBK는) 회사의 지속 성장에 관심이 없고 땅 투기로 먹고 살려는 궁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에 구조조정 중단과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했다.
공 본부장은 "일방적이고 무차별적인 구조조정으로 직원들은 하루하루 고용 불안에 떨며 희생만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직원들을 악질 투기자본 홈플러스로부터 온전하게 지키겠다. 홈플러스를 산산조각 내지 못하도록 끝장을 볼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인환 진보당 서울시당 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목소리를 보탰다. 오 위원장은 "마트가 이제와서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고, 혹은 온라인 사업에서 이익이 남는다고 함부로 (점포) 일자리를 자른다"며 "노동자 일자리를 함부로 위협하고 손실을 구조조정으로 자신의 이익을 이어가고자 하는 마트자본을 규탄한다. (노조와)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 측은 점포 자산유동화(매각) 작업이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미래사업을 위한 결정이라며, 그 과정에서 직원들의 고용보장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2월 영업을 종료한 대전 탄방점의 경우 직고용 직원 전원(70여 명)이 인근 점포로 재배치됐다. 그러면서 다른 매각 점포도 같은 프로세스로 직원들을 전환 배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측은 "노조가 제기하는 '인근점포 인원 포화', '폐점 직원까지 받아주겠냐'는 등은 사실과 다르다"며 "일부 인력이 초과되더라도 출퇴근 거리 등을 고려하여 면담 등을 통해 재배치 중이다. 자산유동화를 통해 얻은 자금 역시 투자재원으로 적극 활용해 매장과 사람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