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노조 "회사 망친 산업은행, 신임 사장 인선 입장 밝혀라"

14일 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 지부는 성명서를 통해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신임 사장 인선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팩트 DB

14일 입장문 내고 내부 인사 발탁·경영 자주성 보장 등 촉구

[더팩트|이재빈 기자] 대우건설의 신임 사장 인선을 앞두고 최대주주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에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현직에 있는 김형 대우건설 사장의 임기 만료가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이들이 침묵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는 14일 성명서를 내고 "3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에 빛나던 대우건설은 지난 10년간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를 거치며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6위로 추락하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신임 사장 인선에 대해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또 신임 사장은 외부 인사가 아닌 내부 인사를 중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가 이날 성명서를 낸 까닭은 대우건설의 신임 사장 선임 절차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6월 선임된 김형 사장의 임기는 오는 6월 7일 만료될 예정이다. 문제는 임기 만료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최대주주인 KDB 인베스트먼트가 후임 인선에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KDB 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하고 있다. KDB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는 지분 100%를 보유한 산업은행이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을 염두에 두고 사장 인선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인수 직전에 사장을 선임하는 것이 매각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을 우려한 산업은행이 사장 인선을 미루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조와 최대주주의 관계는 갈등이 끊이질 않고 있다. 산업은행이 회사의 발전보다는 매각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판단한 노조가 최대주주를 적극 비판하고 있는 셈이다. 또 최대주주가 당초 약속과 달리 경영에 개입하고 있는 점도 노조가 지적하는 부분이다.

노조는 "산업은행은 겉으로는 대우건설의 독자경영을 보장하고 있다는 가면을 쓰고 뒤에선 임직원 승진부터 자산매각, 임금인상 등 전방위적으로 끊임없이 과도한 경영간섭을 자행하고 있다"며 "그러면서도 결과에 대해서는 경영진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어 "산업은행은 경영진이 하나의 유기체가 아닌 CEO와 CFO, 미래전략 3파로 분열된 기형적인 구조를 조장하고 있다"며 "개선되고 있는 재무제표와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매각을 진행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3두 경영체제의 기형적인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회사의 리더쉽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서에서 산업은행에 총 네 가지를 요구했다. 요구사항은 △기형적인 경영 구조 개선 및 사장 인선 여부에 대한 입장 발표 △신임 사장 선임 시 내부 인사 중용 △능력이 검증된 사장 선임 △경영 자주성 보장 등이다.

노조는 "대우건설이 기형적인 경영구조를 갖도록 만든 주범인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가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다면 사장 인선에 대해 조속히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또 다시 밀실 인사를 통해 거수기 사장을 임명한다면 노조는 이를 온 힘을 다해 막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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