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복 농심 스낵마케팅 팀장 "새우깡 출시 50주년, 올해가 메인"
[더팩트|문수연 기자] "지난해 일어난 깡 열풍, 사실 올해가 메인이죠."
농심의 '깡 시리즈'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김기복 스낵마케팅 팀장의 목소리에 강한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지난해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시작된 깡 열풍을 '반짝인기'에 그치게 하지 않겠다는 김 팀장의 각오는 무려 47년 만의 새로운 깡 시리즈 출시로 이어졌다.
농심의 깡 시리즈는 지난해 7월 역대 최초로 월 매출 총액이 100억 원을 넘어서며 신기록을 달성했다. 가수 비의 노래 '깡'이 주목을 받으면서 우연히 찾아온 기회였지만, 농심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비를 새우깡 모델로 기용한 데 이어 47년 만에 신제품 '옥수수깡'을 출시하며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김 팀장은 옥수수깡의 탄생 배경에 대해 "형태가 독특한 스낵을 한번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가 꾸준했다"라며 "여러 가지 스낵들이 준비되고 있지만 지난해 여름 이슈가 됐던 깡 열풍을 이어갈 새로운 스낵이 추가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국민들이 좋아하고 즐겨 먹는 원재료를 찾아야 했고 그렇게 선택된 것이 옥수수였다"고 말했다.
옥수수깡은 출시와 동시에 '품절 대란'이 일어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바삭한 식감, 중독적인 군옥수수맛으로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출시 40일 만에 200만 봉이 넘게 팔렸다.
농심이 왜 47년 동안 새로운 깡 시리즈를 내놓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 팀장은 "깡 브랜드가 워낙 상징적이기 때문에 새로운 라인업을 추가하는 게 쉽지 않았다. 성공할 만한 아이템이어야 했고, 국민들도 '이거다'라고 할 만한 익숙함과 친숙함, 매력을 모두 가져야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여러 후보 중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옥수수를 콘셉트로 잡은 농심은 연구 끝에 소비자들이 '통옥수수를 이용한 요리' 하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맛을 구현한 제품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김 팀장은 "기존 옥수수를 활용한 과자들은 형태가 단순하거나 식감을 강조한 칩 형태의 스낵이 대부분인데, 옥수수깡은 옥수수 알갱이가 알알이 살아있는 통옥수수 모양을 귀여운 형태로 구현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라며 "바삭한 식감, 고소하고 달콤한 군옥수수맛도 옥수수깡이 가지는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옥수수깡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통옥수수은 1년 이상의 긴 시행착오 끝에 탄생했다. 김 팀장은 "새우깡, 고구마깡, 감자깡, 양파깡 등 기존의 깡 시리즈는 원물을 첨가해서 반죽을 한 다음 큰 롤러로 스낵 시트를 만들고 모양을 내는 방식이라 복잡한 형태를 만들기가 어려웠다"라며 "3D 형태를 구현할 수 있도록 설비를 새로 들였고, 1년 이상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후 현재의 옥수수깡이 탄생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옥수수깡의 출시 4개월 차 누적 판매량은 700만 봉으로, 꾸준히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
김 팀장은 "어떤 제품이든 뜨거운 반응을 얻을 거라고 기대하며 시장에 나간다. 하지만 옥수수깡은 '단짠'의 정석에 가까운 맛으로 확실히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다"라며 "옥수수깡에 과분한 사랑을 준 소비자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조만간 옥수수깡을 좋아해 주셨던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맛으로 선보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기존 깡 시리즈부터 신제품 옥수수깡까지 소비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지만 김 팀장은 "사실 올해가 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새우깡이 출시 50주년을 맞았다. 국민 스낵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지 50년 차인데 물리지도 않고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튀기지 않고 소금으로 구워 담백하고 실제 새우가 들어가 감칠맛 나는 스낵이기 때문이다"라며 "마케팅팀에서는 새우깡 50주년을 맞아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아직까지는 비밀이지만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