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페이 활용한 다양한 사업모델 제시할 것"
[더팩트│황원영 기자]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삼성페이…그야말로 페이 전성시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업체는 44개, 이용액은 하루 평균 4492억 원에 이른다. 이들 페이는 간편함으로 승부를 겨룬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게 한 가지 있다. 스마트폰을 소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갑도 스마트폰마저 챙기지 않았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신한카드가 답을 내렸다. 소비자 얼굴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신한 페이스페이다.
"플라스틱이나 모바일을 뛰어넘는 결제 수단의 진화입니다. 국내에 이런 서비스는 처음이지요." (신한카드 넥스트페이먼트팀 관계자)
지난 1일 장 보러 온 사람들이 북적이는 서울 상암동 홈플러스 월드컵점, 1층 고객센터에 설치된 페이스페이 무인 등록기 앞에는 신한카드 넥스트페이먼트팀 관계자를 포함해 파란 옷을 입은 페이스페이 도우미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부터 젊은 엄마까지 페이스페이를 등록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방문했다.
페이스페이는 카드와 얼굴 정보를 등록한 후, 가맹점에서 얼굴 인식만으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계산대 점원과 부딪힐 일 없는 비대면 결제이면서도, 키오스크와 마주 보는 대면 결제인 셈이다.
페이스페이 등록은 어렵지 않았다. 등록기 앞에 선 후 등록 시작 버튼을 누르니 서비스 이용 약관이 모니터에 떴다.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에 따라 2019년 10월 2일 혁신 금융 서비스로 지정됐다'는 안내 문구도 눈에 띄었다. 동의 버튼을 누르니 결제정보 등록으로 화면이 넘어갔다.
결제정보를 등록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다. 실물카드를 삽입구에 넣거나 신한페이판 앱에서 생성한 결제용 바코드를 리더기에 스캔하면 된다. 신한페이판에서 터치결제를 선택한 후 스마트폰을 리더기에 가까이 가져가도 결제정보가 등록된다.
이후 간단한 본인인증 절차가 이뤄진다. 휴대폰 인증과 신용카드 인증 중 편한 방식을 이용할 수 있다.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 간단한 정보를 입력하니 휴대폰으로 인증번호가 전송됐다. 본인인증을 거치면 페이스페이에서 사용할 결제 비밀번호를 누를 수 있다.
카메라 기능이 실행되며 얼굴이 화면에 비친다. 페이스페이에는 얼굴의 특징점을 디지털 정보로 추출하는 방식이 활용됐다.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본인을 확인하는 안면인식 기술이다. 따라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카메라에 비춰도 인식이 불가능하다. 결제하는 본인이 직접 와야 하는 건데 자칫 허술할 수 있는 간편결제의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
모든 절차가 끝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1분 남짓에 불과했다. 키오스크나 터치스크린이 어색한 어르신도 페이스페이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 쉽고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등록하기를 누른 후 3분이 지나면 모든 절차가 초기화된다. 역시나 보안을 위해서다.
시작이 반이다. 등록만 해놓으면 그 뒤로는 지갑도, 휴대폰도, 지문도 필요 없다. 실제 가벼운 운동복 차림에 소지품 하나 없이 장을 보고 가는 소비자도 있었다. 물론 페이스페이를 사용했다.
매장 내 페이스페이로 결제가 가능한 계산대는 4곳. 파란색 표지가 붙어 있어 찾아가기 쉽다. 특별한 건 없었다. 바코드로 결제할 물건들을 스캔한 후, 카드 리더기 옆에 놓여 있는 인식기에 얼굴을 가져다 대면 된다.
결제 과정은 편리했다. 번거롭게 지갑을 열고 카드를 꺼내거나, 휴대폰을 켜 앱을 실행할 필요도 없었다. 마이홈플러스 신한카드 회원이라면 페이스페이 결제로 멤버십 포인트도 자동적립할 수 있다. 휴대폰 번호를 누르는 행위마저 필요 없게 된 셈이다.
페이스페이로 5만 원 이상 결제할 경우 5000원을 캐시백과 사은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이날 페이스페이 등록 후 결제까지 진행한 소비자 이 모 씨는 "캐시백 받으려고 등록했는데 막상 써보니 편리하다"며 "지갑도 없고 휴대폰 배터리도 없어 물 한 병 사려 다 그냥 돌아간 적도 있는데 이제는 가볍게 산책 나와 얼굴로 결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신한카드 넥스트페이먼트팀 관계자는 "계산원과 카드를 주고받거나 스마트폰 결제 앱을 구동해 전달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물건을 담으면서 핸즈프리로 결제할 수 있게 됐다"며 "고객과 계산원 모두에게 편리함과 효율성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해 4월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내 편의점(CU) 등에서 페이스페이를 상용화했다. 이후 두 번째 상용 사례가 나오기까지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라 페이스페이 사용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 페이스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마스크를 쓰고 있을 경우 얼굴인식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지난달 18일 페이스페이가 홈플러스 월드컵점에서 상용된 이후 약 500명의 고객이 페이스페이를 이용했다. 하루 평균 40여명에 이른다.
신한카드는 비대면·무인화 트렌드에 맞춰 페이스페이 생태계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신한금융그룹의 디지로그(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선순환 가속화) 전략에 발맞춰 페이스페이 기술을 강화한다.
페이스페이에는 AI 알고리즘뿐 아니라 생체정보 보호를 위한 각종 암복호화 기술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집약돼 있다. 신한카드는 앞으로 결제 인프라 고도화 등 기술 개선 작업과 동시에 신한 페이스페이의 이용처를 늘려나가 얼굴인식 결제시장 선도 및 기술 노하우를 축적해 나갈 계획이다.
가맹점도 확대한다. 현재 제휴된 홈플러스, CU 외에도 타 대형마트, 커피프랜차이즈 등과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연내 페이스페이 모바일 등록 기능을 출시, 현장이나 등록기를 찾아오는 번거로움도 없앨 전망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페이스페이는 무인화, 언택트라는 최근 트렌드에 가장 잘 부합하는 결제 혁신모델"이라며 "얼굴이 지갑이 되는 새로운 결제시장을 선도해 나가면서, 신한 페이스페이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모델도 제시해 미래 결제의 표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