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데이→랜더스데이'까지…이마트, 통 큰 마케팅 '연타석 홈런'

이마트가 야구단 SSG 랜더스 창단을 기념해 진행한 할인 행사 랜더스데이가 흥행에 성공했다. 사진은 1일 이마트 가양점 입구. /이민주 기자

100여 명 줄서기 행렬…계란·대게 '한정 특가 상품' 인기

[더팩트|이민주 기자] 이마트가 야구단 'SSG 랜더스' 창단을 기념해 진행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 '랜더스데이'가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행사 기간 서울 시내 주요 이마트 입구에는 오픈 전부터 100여 명의 고객이 입장을 기다리며 행렬을이뤘고. 초저가 상품이 진열된 매대 곳곳은 준비된 수량이 3분 만에 동이 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됐던 소비심리에 모처럼 다시 불이 지펴지는 분위기다.

행사 이틀차인 2일 오전 9시 50분 이마트 은평점 앞에는 100여 명의 고객이 입장을 위해 대기했다. /이민주 기자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이틀 동안 서울 시내 두 곳의 이마트 매장을 찾아 '랜더스데이' 현장 분위기를 살폈다.

이마트는 오는 4일 전국 매장에서 '랜더스데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행사 품목은 500여 종이며 최대 규모의 1+1 상품과 다양한 프로모션을 마련했다. 일별로 할인 품목이 다른 것이 특징적이며, 대표 상품은 한우, 와인, 휴지 등 식료품과 생필품이다. 가전제품에도 일부 할인이 적용됐다.

먼저 찾은 이마트 가양점 앞에는 오픈 10분 전부터 30여 명에 가까운 고객이 대기하고 있어 마치 '쓱데이'를 연상케 했다. 2일 은평점의 상황도 비슷했다.은평점 건물 입구부터 마트 출입구까지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오전 9시 45분 기준 100여 명이 입구 앞 공간을 가득 메웠다.

일별 할인 상품을 다른 만큼 고객마다 '희망 쇼핑 리스트'는 달랐지만,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른 계란을 비롯해 점별로 한정 수량으로 준비된 특가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은평점 입구 맨 앞에 줄을 선 주부 고객은 "전단지를 보고 달걀을 사러 왔다. 요즘 밖에 나가면 달걀이 9000~1만 원 수준이다. 거의 반값 수준에 판다고 해서 왔다"며 "특가 상품은 오픈하자마자 다 나간다고 들어서 일찍 왔다"고 말했다.

한정 특가 상품인 계란이 특히 인기를 끌었다. 2일 오픈한지 3분 만에 최초 준비 수량이 동났다. /이민주, 최승현 기자

이틀 연속으로 매장을 찾은 고객도 많았다. 한 주부 고객은 "어제(1일) 달걀을 사러 왔더니 내일부터 할인이 적용된다고 해서 다시 왔다"며 "어제는 대신 고구마랑 휴지, 퐁퐁을 사 갔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문을 열자마자 기다렸던 고객들이 매장으로 들어섰고, 이마트 직원들은 방역 지침 준수를 위해 일일이 체온 체크를 받도록 안내했다.

매장 내부에서는 한정 수량으로 준비된 달걀이 특히 인기였다. 달걀 매대는 오픈 3분 만에 텅 비었고, 매대 앞에는 재입고를 기다리는 고객들의 줄이 생겼다. 결국 이마트 직원들이 상자째로 달걀을 들고 와 줄을 선 고객에 나눠주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달걀은 오후 1시를 전후해 준비 물량 1000판이 모두 동났다.

인근의 대게 코너에도 긴 줄이 이어졌다. 1인 2마리 한정으로 수량 제한을 둔 덕에 고객 간 다툼이나 혼란은 없었다. 대게는 이날 오후 3시를 전후해 모두 팔렸다. 40% 할인 행사를 하는 한우 코너에도 고기를 고르려는 고객들로 연신 북적였다. 직원들은 매대가 빌세라 부지런히 고기를 진열하고 정렬했다.

2일 이마트 은평점 한우 매대는 40% 할인 상품을 구매하려고 몰려든 고객들로 붐볐다. /이민주 기자

'최대 규모'로 준비된 1+1 상품도 큰 인기를 끌었다. 냉장 커피 매대에 진열된 일부 1+1 상품은 오픈 30분 만에 비었고, 골뱅이와 참치통조림 같이 보관기간이 긴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고객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참치통조림 매대 앞에서 만난 직원은 "정말 초특가 수준이다. 오전 내 준비된 물량이 다 팔리지 않을까 예상한다. 두고 먹을 수 있는 상품이라 특히 인기"라고 설명했다. 이날 일부 브랜드 골뱅이 상품은 2시를 전후해 모두 팔려나갔다.

고객들은 초특가에 만족스러운 반응을 숨기지 않았고, 직원들 역시 모처럼 붐비는 매장에 바쁘면서도 즐거운 분위기다. 고객들은 연신 "정말 싸다", "이때 사야 한다", "내일 또 오자" 등의 말을 주고받았다.

직원들은 연신 매대에 놓인 상품을 정렬하고 새로 채워 넣었으며, 상품 위치를 묻는 고객에 친절히 응했다. 이날 식료품 매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평일 오전임을 고려했을 때 평소보다 꽤 많은 수준"이라며 "쓱데이 만큼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평소 고객의 1.5배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1(원플러스원) 할인 행사 상품도 큰 인기를 끌었다. 사진은 2일 이마트 은평점 1+1 코너. /이민주, 최승현 기자

'대박'을 터트린 생필품, 식료품 코너와 달리 가전제품이나 전자제품 코너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인파가 몰렸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이마트 은평점 내 신선식품 코너에 수백 명의 고객이 몰린 것과 대조적으로, 같은 시간 7층에 위치한 전자제품 코너에는 1~2명의 고객이 있는데 그쳤다.

행사 첫날 가양점에서는 '일렉트로맨 스마트 TV'를 10만 원 이상 할인 판매했으나, 오전 내도록 이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없었다. 일부 고객이 TV, 노트북, 다이슨, 에어컨 등 할인 상품을 둘러보다 카트를 끌도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편, 현장에서 만난 일부 고객들은 행사 홍보에 대한 아쉬운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실제 이날 현장에서 만난 고객 다수가 '야구단 창단을 기념하는 특별 행사'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한 고객은 "그냥 지인이 (상품을) 싸게 판다고 해서 왔다"며 "랜더스데이라는 건 오늘 여기 와서 전단지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이마트 직원은 "TV 상품도 원래는 꽤 인기가 있는 상품"이라며 "아무래도 아직 행사 소식을 모르시는 고객이 많은 것 같다. 주말에 가전제품을 보러 오는 고객이 많기 때문에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minju@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