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금융서비스, 4월 1일 출범
[더팩트│황원영 기자]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보험대리점) 출범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보험설계사 노조와 갈등을 풀지 못하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노조는 회사의 일방적인 보험판매 수수료 삭감과 강제 이동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반면, 한화생명은 설계사 노조가 회사 측에 무리한 요구를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는 지난 3월부터 한 달 여간 서울 여의도 한화생명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월 21일 한화생명 보험설계사지부 설립 후 현재까지 2500여명의 FP(설계사)가 가입한 상태다.
이들은 총 4차례에 걸쳐 수수료 삭감, 설계사 강제이동 등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과 경찰의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화생명지회는 △노동조합 활동 보장 및 부당노동행위 금지 △단체교섭 △환산 수수료 삭감 원상복구 △노사 공동 GA 수수료 규정 결정 △GA 영업규정 공개 △GA 이직에 따른 퇴직위로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보험료에 대한 수수료 환산율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삭감해 여러 차례 피해를 입었다"며 "대표교섭권을 위임받은 보험설계사지부의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것은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화생명은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수수료 환산율 복귀 등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 1월 변경된 수수료는 금융감독기관의 수수료 지급기준 조정에 따른 것으로 판매자회사 물적분할과는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올해부터 보험설계사의 판매수수료, 시책비 등을 월 납입보험료의 1200% 이하로 제한하는 판매수수료 개편안을 시행했다. 이에 1500% 이상 수수료를 지급받던 설계사의 초기 수수료가 줄어들게 됐다는 설명이다.
설계사들이 GA로 강제이동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상법상 물적 분할에 의한 적법한 절차라며 반박했다. 또,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임직원에게도 위로금을 지급하지 않는 상황에서 위촉계약서를 작성한 설계사에게 이를 지급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생명은 설계사 노조의 경우 1사 1교섭 노조법상 교섭창구단일화 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보험지부와 보험설계사지부가 실질적으로 분리된 교섭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앞서 한화생명은 내부 노조와도 한차례 갈등을 겪었지만, 고용 안정 보장, 지점장 정규직 신분 보장, 현재 근로조건 유지 등에 합의하며 일단락됐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판매자회사의 물적 분할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설계사들의 생존과 그들의 활동력 강화를 통한 소득 보전 및 증대를 위해서"라며 "이런 상황에서 설계사들에게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기반으로 큰 흐름에 반대하는 설계사 노조는 과연 누구를 위한 노조인지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FP의 정당한 권리를 위해 끝까지 농성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수수료 변경동의서에 지점장, 단장을 통해 보험설계사들에게 동의서를 강요하는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한화생명 발전의 주역으로서 당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자회사형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오는 4월 1일 출범한다. 총자본 6500억 원에 임직원 1400여명, 전속 보험설계사 2만여명이 소속된 업계 최대 판매전문회사다. 구도교 전 한화생명 영업총괄 전무가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won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