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반대' 은마아파트에 눈치…삼성물산, GTX-C서 발 뺀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은마아파트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C노선의 지하구간 통과를 반대하면서 삼성물산은 입찰에서 발을 빼는 분위기다. /더팩트 DB

NH농협생명, 새 파트너 구하거나 사업 참여 포기해야

[더팩트|윤정원 기자]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C노선의 강력한 입찰후보였던 삼성물산이 발을 빼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공동시공권을 가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C노선의 지하구간 통과를 반대하면서, 민심관리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GTX-C노선은 수도권 북부와 남서부를 잇는 노선이다. 경기도 양주시 덕정역에서 출발해 의정부와 서울 강남, 경기 과천 등을 지나 수원까지 연결된다. GTX사업 중 A노선에 이어 2번째로 사업 추진이 빠른 사업이다. 사업신청서 접수일은 5월 21일로 약 50여 일을 남겨둔 상태다.

업계에서는 GTX-C노선에 3~4개의 컨소시엄이 도전장을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컨소시엄은 대형건설사와 금융회사가 손을 잡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곳은 △삼성물산과 NH농협생명 △현대건설과 KB국민은행 △GS건설과 KDB산업은행 △포스코건설과 신한은행 컨소시엄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물산은 최근 GTX-C 사업참여를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내외적인 상황을 고려했다는 것이 삼성물산의 설명이지만, 은마아파트의 GTX-C노선 반대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은마아파트는 강남역을 출발한 GTX-C 열차가 양재역 방향으로 가기 전 방향을 꺾는 구간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소음과 진동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GTX-C노선 통과를 반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GS건설과 함께 은마아파트 재건축 공동시공권을 보유한 업체다. 특히 지난해 5년여 만에 도시정비사업 복귀한 후 강남권 재건축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삼성물산 입장에서 은마아파트의 상징성은 포기하기 힘든 부분이다.

삼성물산과 입찰을 추진하던 NH농협생명은 사업 불참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더팩트 DB

시공능력평가 1위로 강력한 후보로 꼽혔던 삼성물산이 발을 빼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남은 곳들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특히 각 컨소시엄에서 실질적으로 과업을 수행하는 중견건설사들의 줄서기가 업계에선 화두가 됐다.

삼성물산과 입찰을 추진하던 NH농협생명도 새로운 파트너를 구하거나 사업참여를 포기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삼성물산이 빠지게 되면 10대 건설사 중에 사업을 주관할 만한 PM능력과 기술력을 갖춘 곳은 대림산업과 대우건설 정도만 남는다. 이 두 곳은 이미 GTX-A노선에 참여하고 있어 참여여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 때문에 NH농협생명이 사업불참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GTX-C 노선 입찰 의사 철회와 관련, 삼성물산 관계자는 "확답하긴 어렵지만, 시장에서 나오는 해석이 맞다고 보면 된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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