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대 저금리 카드론 등장
[더팩트│황원영 기자]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이용자가 급증했다. 금융당국이 대출 조이기에 나선 데다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이 떨어진 카드사들이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끌어모으면서다. 연 3%대 저금리 카드론도 등장했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의 총 수익은 20조15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0.02%(36억 원) 감소했다. 가맹점수수료 수익과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수익이 각각 1336억 원, 930억 원 줄며 총 수익이 뒷걸음질 쳤다.
반면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수익은 전년 대비 1906억 원 늘어나면서 수익 감소분을 상쇄했다.
카드사의 카드대출 잔액은 41조9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이중 카드론 잔액은 35조4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9.2% 증가했다. 이는 현금서비스 잔액(6조5000억 원)이 14.3%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본업인 신용판매 수수료로 수익을 보지 못하는 카드업계가 카드론을 통해 실적을 끌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이에 최근에는 연 3% 금리가 적용되는 카드론이 등장했다.
KB국민카드는 앞서 이달 초 카드론 최저금리를 연 3.9%로 공시했다. 우리카드·수협중앙회(4.0%), SC제일은행(4.5%), 롯데카드(4.95%) 등이 카드론 금리를 최저 4%대로 낮춘 데 이어 3%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고신용자에 대한 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연 2%대인 점을 고려하면 카드론과의 금리 차는 1%포인트대로 좁혀졌다.
저금리 카드론은 고신용자의 수요를 뒷받침한다. 일반적으로 카드론은 제1금융권에서 대출이 힘든 소비자들이 이용하는고금리 대출로 통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당국의 신용대출 조이기로 은행 대출이 막히자 고신용자의 카드론 수요가 늘었다.
지난 1월 말 기준 연 10% 미만 금리를 적용받는 고신용자 비중은 우리카드 41.13%, 현대카드 30.11%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말 대비 각각 11.41%포인트, 14.45%포인트 늘었다.
국민카드와 신한카드도 각각 9.53%, 6.87%에서 17.13%, 13.63%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신용자들을 대상으로 신용대출 규제 등을 강화하자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카드론 수익을 강화하고자 하는 카드사들의 마케팅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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