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금호석화 오늘 운명의 날…박찬구vs박철완 승자는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오른쪽)는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25일 박찬구 회장과 사측이 주주총회 안건에서 의도적으로 애매한 표현을 사용, 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기만했다고 비판했다. /더팩트 DB

'삼촌' 박찬구 vs '조카' 박철완, 오늘(26일) 금호석화 주총 표대결

[더팩트|이재빈 기자] 금호석유화학 주총이 오늘(26일) 열린다. '삼촌' 박찬구 회장과 '조카' 박철완 상무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주총 표대결을 통해 사실상 승자와 패자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박찬구 회장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박철완 상무도 이사회 진입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철완 상무는 주총을 하루 앞둔 25일에 "사측이 주주를 기만하고 있다"며 막판까지 조목조목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측이 주주총회 소집공고에서 사내이사 선임관련 의결권 행사 절차를 모호하게 설명하면서 회사가 유리한 쪽으로 표결을 진행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다.

박철완 상무는 25일 입장문을 내고 "사측이 지난 10일 공시한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보면 다른 의안과 달리 제4호 사내이사 선임 의안에 대해서는 '택일적이고 양립 불가능하므로 하나가 가결되는 경우 나머지는 자동으로 폐기된다'는 취지의 기재가 없다"며 "반면 제3호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의안에는 회사 측 후보와 주주제안 측 후보를 택일해야 하고 양립 불가능하므로 두 후보 중 하나만 찬성하는 설명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또 제1호 의안과 2호 안건에도 같은 내용의 문구가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금호석유화학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회에서 박찬구 회장 지지 표명이 나온 이후 사내이사는 1인만 선임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발생했다. 사측이 추천한 백종훈 후보 선임 안건이 먼저 표결에 부처지는 만큼 이 아건이 가결될 경우 박철완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 건은 자동으로 폐기된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박철완 상무는 "공고문을 읽는 주주들은 사내이사 선임에 있어 사측의 백종훈 후보 선임과 박철완 후보의 선임이 양립 가능하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며 "의도적으로 안건을 애매하게 상정해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고 주주들을 호도해 정당한 의결권 행사를 기만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금호석유화학의 공고내용에 따라 박철완 후보와 회사측 후보를 함께 찬성했다. 박철완 상무 관계자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국민연금의 문의에 "(사내이사 후보 건은) 경합대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측이 입장을 번복, 사내이사는 1명만 선임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앞서 선임된 주주총회 검사인과 양측의 합의 결과에 따라 양측 후보자 모두 주주총회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다득표자 1인만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금호석유화학은 오늘(26일) 서울 중구에 있는 시그니쳐타워에서 제44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더팩트 DB

박철완 상무는 "사측이 절차적 복잡성을 악용해 안건을 애매하게 상정한 것은 국민연금을 포함한 모든 주주들을 우롱한 처사"라며 "지금이라도 절차적 정당성을 바로잡아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고심을 거듭해 의결권을 행사한 모든 주주들의 정당한 주주권리 행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6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시그니쳐타워에서 제44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는 앞서 각자 안건을 내고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중이다. 주요 안건으로는 배당과 이사 및 감사 선임 등이 있다.

국민연금은 박찬구 회장의 안건을 전부 지지하면서 주총 표대결에서 박찬구 회장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국민연금이 박철완 상무의 사내이사 진입에도 찬성한 만큼 그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 앞서 박철완 상무도 본인의 이사회 진입이 거의 '확정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민준기 후보자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선임의 건도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3%룰'이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3%룰은 감사위원인 사외이사를 분리 선출하는 경우 대주주의 의결권을 각각 3%로 제한하는 '기업규제 3법'에서 기인한다. 3%룰에 따라 국민연금이 박찬구 회장을 완전히 지지하더라도 박찬구 회장 측 후보자의 표는 3%만 인정된다. 박찬구 회장과 자녀들의 의결권 역시 각 3%로 제한돼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표가 10%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배당안 역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철완 상무는 보통주 1만1000원, 우선주 1만1050원을 제안했고 박찬구 회장은 보통주 4200원, 우선주 4250원을 제시했다. 국민연금이 박찬구 회장의 배당안을 지지했지만 50%에 달하는 소액주주는 두 배에 달하는 박철완 상무의 배당안에 투표하지 않을 이유도 마땅히 없다.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GL의 권고도 엇갈린 만큼 배당안을 두고도 양측이 치열한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fuego@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