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21년 'MK 시대' 밑거름 'ES 혁신'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왼쪽)이 현대모비스 이사직에서 내려오면서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재계에서는 지배구조 재편을 비롯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의 체질개선 작업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몽구 명예회장, 현대차그룹 경영서 손 뗐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현대자동차(현대차)에 이어 현대모비스 이사직에서 내려오면서 21년 동안 이어져 온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그룹)의 'MK 시대'에 마침표가 찍혔다.

오는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차그룹 총수로 정의선 회장을 지정하는 단계가 남아 있지만, 이미 앞서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과 그룹 회장직 승계 이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의 전환이 시행단계에 접어든 만큼 'ES 시대'로의 전환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현대모비스는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조성환 사장, 배형근 재경부문장(부사장), 고영석 연구개발(R&D)기획운영실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임기가 1년 남은 정 명예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하면서 그 빈자리를 고 실장이 앉게 됐다.

정 명예회장은 앞서 지난해 2월 현대차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이후 같은 해 3월과 10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과 그룹 회장직을 장남인 정 회장에게 물려줬다. 이날 현대모비스 주총을 끝으로 정 명예회장은 지난 1970년 현대차 사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이후 51년 만에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정의선 회장은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한 타운홀미팅에서 소비자들의 건강하고 올바른 지적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여 기대 이상의 성과를 제공해야 한다라며 품질경영에 대한 소신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지난 2000년 자산 34조 원 규모의 현대차그룹을 출범 10년 만에 세계 5위 자동차 그룹 반열에 올리고, 234조 원(2019년 기준)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일궈낸 정 명예회장이 '자유인'으로 돌아간 가운데 재계의 관심은 선대에 이어 그룹 경영 정점에 오른 정 회장이 바꿔놓을 현대차그룹의 미래상에 쏠린다.

정 회장이 최우선 경영 실천 과제로 제시한 미래 모빌리티 혁신 작업은 이미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자율주행 △수소연료전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로 요약되는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협력은 진행형이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 합작사인 자율주행 기술 개발사 모셔널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 일반도로에서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레벨4 수준) 자동차 시험 주행에 성공하면서 오는 2023년 상용화 목표 달성에 청신호를 켰고, 전동화 전략도 현대차의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등 전용 전기차 출시를 목전에 두며 순항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MK 시대'와 'ES 시대'의 현대차그룹은 리더의 소통 방식, 조직 문화 등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위기 속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리더십과 선대부터 이어져 온 '품질·책임경영' DNA는 '정의선 체제'에서도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라며 "정 명예 회장이 경영에서 공식적으로 손을 완전히 뗀 만큼 지배구조 재편을 비롯한 정 회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의 체질개선 작업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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