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최태원 회장 선출' 의원총회 개최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국내 최대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수장으로서 활동을 시작한다. '재계 얼굴'이 된 최태원 회장은 경제계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을 넘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전국 상공인들에게 전파하는 등 활동 보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는 24일 오전 서울 상의회관에서 의원총회를 개최한다. 최태원 회장은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는 관례에 따라 이 총회에서 신임 대한상의 회장으로 공식 선출된다. 총회에는 최태원 회장과 전국상의 회장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23일 서울상의 회장으로 선출됐다. 당시 그는 "서울상의 회장을 이끌어 나가며 견마지로를 다하겠다"며 "경제계와 사회 발전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대한상의 회장으로 취임하면, 구체적인 계획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최태원 회장은 이날 업무를 시작하며 자신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취임식은 오는 29일 진행된다.
취임을 앞둔 최태원 회장은 지난 4일 대한상의 직원들과 온라인 만남을 가졌다. 이어 미국상의 회장으로 취임한 수잔 클락 신임 회장에게 축하 서한을 보내며 한미 관계 강화를 위한 협력을 당부하는 등 재계 대표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또 스타트업 기업인들과 만나 대한상의가 주도하는 '샌드박스' 사업을 계속하겠다며 젊은 기업인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 18일에는 온라인으로 열린 '전국상의 회장 상견례'에 참석했다. 이 만남을 통해 지역 소통에 첫발을 떼면서, 그동안 강조해온 상생의 가치, ESG 경영을 재계 전반으로 확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대한상의에 '지역경제팀'을 신설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최태원 회장은 "상의는 회원사의 권익 대변은 물론, 사회 발전에 기여 해야 할 책무도 있다. 전국상의 회장들의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수도권보다 지방 쪽이 매출이 줄어들고 경기가 더 안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함께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는 모든 정책이나 규제가 바뀌면서 영향력이 커질 텐데,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양극화 등 사회문제를 풀기 위해 기업이 수행해야 할 역할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공식 취임 후 젊은 기업인들에 대한 지원책,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상공인들의 고충을 덜어내는 여러 방안 등을 마련해 정부와 소통에 나서며 활동 보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미 기업문화팀을 ESG 경영팀으로 바꾸는 등 향후에도 ESG 관련 조직을 지속 강화하는 동시에 ESG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낼 것으로 보인다.
미래 산업과 관련한 혁신 행보도 기대되고 있다. 이를 위해 최태원 회장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IT 업계 젊은 기업인들을 서울상의 회장단으로 영입했다. 전통적인 제조업은 물론 미래 산업을 책임질 혁신 기업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담아내겠다는 의도다.
재계는 최태원 회장 체제 아래 대한상의의 위상이 더욱더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1884년 대한상의 출범 이래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을 맡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경제단체로 인정받고 있는 대한상의의 수장을 '재계 맏형'인 최태원 회장이 맡게 됐다"며 "앞으로 각종 경제 이슈에서 기업들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 업무를 챙기며 일주일에 1~2회 대한상의 집무실로 출근해 단체장 활동을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상의 부회장단에 새로 합류한 이형희 SK 사회적가치위원회 위원장이 최태원 회장의 대한상의 활동을 지원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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