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추천 서비스·라이버 커머스…업계 "차별화 전략 있어야"
[더팩트|문수연 기자] 4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토니모리가 실적 반등을 위한 전략으로 '디지털 혁신'을 꺼내들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화장품 수요 급감에 대응하기 위해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고, O2O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전년 대비 무려 90배 가까이 늘어난 영업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토니모리는 지난해 25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2억7500만 원) 대비 무려 9184%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34% 줄어든 1135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595% 늘어난 396억 원이다.
손실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배경과 관련해 토니모리 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면세 및 특수상권 매출 부진 사태 장기화에 따라 가맹점이 축소되면서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토니모리는 4년째 적자세를 지속하게 됐다. 토니모리는 2017년 19억 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이후 2018년 50억 원, 2019년 2억7400만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장 수 감소세도 이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지난 2017년 679개였던 토니모리 매장 수는 2019년 517개로 급감했다. 가맹점 폐점수는 2016년 37개에서 2019년 80개로 증가하며 폐점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수년째 부진을 면치 못하자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은 지난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디지털 혁신을 통한 '뷰티, 헬스, 멀티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토대로 '고객과 함께하는 디지털 1위 뷰티헬스 플랫폼 기업'으로 재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배 회장의 체질개선 선언 이후 토니모리는 배달의민족 B마트와 나우픽에 입점해 실시간 화장품 배송 서비스를 론칭하며 디지털 역량 강화에 힘썼으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추진한 유통망 재정비, 부실 사업 정리 등 자구노력도 성과는 미비하다는 평가다.
해외 시장에서의 부진도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중국 사업에서의 손실이 두드러졌다.
배 회장은 지난 2018년 중국 사업 유통망 재정비에 나서며 중국 내 로드숍을 철수하고 온라인 채널에 집중했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 매출 감소와 온라인 채널 부진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한 8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화장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실적 부진이 심화했다. 배 회장은 중국 내 제조사업인 '메가코스'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자 재원 효율화를 위해 끝내 공장을 매각하기로 했다.
신사업도 빛을 보지 못했다. 토니모리는 지난 2018년 남성화장품 전문 계열사 그루밍랩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남성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으나 실적 반등에 실패하자 1년 만인 2019년 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손을 뗐다.
배 회장은 올해 언택트 전략에 더욱더 고삐를 죄고 실적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소비자들이 SNS에 제품을 소개하고 친구들이 상품을 구매할 시 판매금의 일부금이 적립되는 프로그램인 토니프렌즈를 3월 오픈할 예정이며, 공식 온라인몰에서는 데이터를 토대로 AI(인공지능)기반 개인 맞춤 추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또한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배 회장의 '디지털 전환' 전략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브 커머스는 현재 화장품업계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대세로 떠올랐다. 또한 맞춤 추천 서비스도 시코르, 올리브영 등에서 앞서 선보인 바 있다. 토니모니가 기존에 시행되고 있는 서비스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디지털 전환이 매출로 이어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전년 코로나19로 인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매출 회복세 및 비용 절감 노력 등으로 인한 반등세를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