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신세계·롯데 참전…카카오 막판 불참
[더팩트|이민주 기자] 이베이코리아 예비 입찰전이 다수 국내 유통 대기업과 IT 기업의 참여로 흥행에 성공했다. 참여 업체 간 눈치싸움이 본격화되는 분위기 속에 업계에서는 본입찰까지 치열한 경쟁 구도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16일 진행된 '이베이코리아 예비 입찰'에 SK텔레콤, 신세계그룹, 롯데그룹 등 7~8개 기업이 참여했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 3위 업체로 지난 1월 미국 이베이 측에서 한국 사업 매각을 공식화한 바 있다. 매각 대상은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 희망 매각가는 5조 원이다. 이베이는 주주의 가치 극대화와 사업 미래 성장 기회 창출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예비 입찰에는 유통기업은 물론 다수 IT기업도 관심을 보이면서 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베이코리아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12%이며, 지난해 거래액은 20조 원, 매출액(수수료 등)은 1조3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거래액 기준 이커머스 업계 3위, 매출액 기준 1위다.
SK텔레콤의 경우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하면, 단숨에 이커머스 시장 거래액 기준 1위에 올라선다. SK텔레콤이 운영하는 11번가 거래액은 8조 원, 이커머스 점유율은 6% 수준으로 추정된다. 양사가 합쳐지면 업계 1위(네이버 17%)를 넘어서는 셈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지도 대단하다. 박 CEO는 지난 16일 예비 입찰 참여 기업 중 가장 먼저 이를 공식화하며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안 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경쟁력 강화'라는 공통된 목표를 가진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세계그룹은 SSG닷컴을, 롯데는 롯데온을 운영하고 있으나 선두그룹과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SSG닷컴 거래액은 4조 원, 롯데온 8조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점유율은 각 3%, 4%다. 양사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을 경우 손쉽게 3위권에 안착할 수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예비 입찰의 흥행 바람이 본입찰까지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예비 입찰이 인수에 관심이 있는 업체와 대략적인 인수 금액을 알아보기 위해 본입찰 이전에 진행하는 과정인 만큼 실사를 통해 이베이코리아의 경영 지표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내부 판단에 따라 노선을 달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힌 카카오가 막판에 예비 입찰에 불참한 것 역시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당초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모바일 플랫폼 영역의 입지를 바탕으로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여기에 최근 여민수 카카오 대표와 이베이코리아 고위 관계자가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참여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으나 끝내 입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업계는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더라도 카카오톡과의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불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이커머스 사업 중요도가 커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선두권인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오면서 하나둘 인수를 고민하는 곳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베이코리아 몸값이 5조 원으로 비싼 만큼 예비 입찰 흥행이 본 입찰로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