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온라인 승부수'…이커머스업계 '지각변동' 일으키나

신세계가 네이버와 지분 교환 계약을 맺은데 이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뛰어들면서 온라인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사진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모습. (왼쪽부터) /각 사 제공

네이버와 지분교환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까지…온라인 플랫폼 돌파구 모색

[더팩트|한예주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온라인 경쟁력 강화에 '승부수'를 던졌다. 네이버와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 계약을 맺고 '반(反)쿠팡 연합전선'을 구축한 데 이어,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도 뛰어들면서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패권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인 가운데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 시장 지형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지분 맞교환한 '혈맹'…'반(反)쿠팡 연합전선' 구축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신세계그룹은 네이버와 지분 교환을 포함한 제휴를 위한 협약식을 체결했다. 2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교환하며 실질적인 협력을 약속한 것이다.

이마트는 1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82만4176주를 네이버 주식 38만 9106주와 맞교환하며, 신세계는 1000억 원 규모의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48만8998주를 네이버 주식 25만9404주와 맞교환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주식 교환이 완료되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에 이어 이마트 3대 주주(2.96%)로 올라서게 된다.

이번 지분 교환은 정용진 부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 두 회사의 총수가 1월 28일 회동한 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지분 교환을 서둘러 진행하게 된 배경으로 쿠팡의 상장을 꼽는다. 쿠팡은 지난 11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시가총액 100조 원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국내 유통시장의 대변혁을 예고한 만큼 기존 업체들의 위기감이 고조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는 최근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쿠팡에 맞대응하겠다는 전략을 품고 있다"며 "국내 유통 시장에서 아직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의 비중이 더 높다는 점,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엄청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신세계와 네이버 모두 윈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오프라인 강자인 신세계그룹과 온라인 거래액 1위인 네이버의 연합은 쿠팡에 충분히 맞설 수 있는 구성이다. 양측의 온∙오프라인 유통 거래액은 50조 원에 달하고 이용 고객수는 신세계그룹 2000만 명, 네이버 5400만 명에 이른다. 양사 결합을 통해 45만 명에 달하는 판매자수, 즉시·당일·새벽배송이 가능한 전국 물류망, 7300여 개의 오프라인 거점 등을 확보하게 돼 확고한 경쟁력을 가지게 될 전망이다.

두 회사의 협력도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마트는 SSG닷컴 점유율을 끌어올려 온라인 시장 침투력을 높이고, 네이버는 상대적 열위인 신선식품과 명품 등 상품 구색을 강화할 수 있다. 또 이마트와 백화점 등 전국 7300여 곳의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해 전국 단위 풀필먼트, 라스트 마일 서비스를 구축한다. 상품 소싱부터 물류, 배송까지 자금력을 바탕으로 혼자 모든 것을 다하는 쿠팡의 사업 모델과 전면 경쟁이 가능해진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국내 온∙오프라인을 선도하는 신세계그룹과 네이버가 만나 커머스, 물류, 신사업 등 유통 전 분야를 아우르는 강력한 협업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인 가운데, 신세계의 광포행보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6일 오전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신세계·이마트-네이버 사업제휴합의서 체결식에서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제공

◆ 이베이코리아 인수戰도 참여…이커머스 경쟁 치열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도 참여했다.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는 신세계, 롯데, SK텔레콤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PEF) 10여 개 기업이 입찰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후보자도 1~2곳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베이코리아 매각은 이커머스 판을 흔들 수 있는 대형이벤트다. 기존 플레이어들이 거래액 19조 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1위 업체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베이코리아가 누구 품에 안기는지 역시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 17%, 쿠팡 13%, 이베이코리아 12%, 11번가 6%, 롯데온 5% 순으로 이베이코리아를 누가 품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거래액 4조 원대의 SSG닷컴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거래액은 24조 원, 시장점유율은 15%로 높아진다. 네이버, 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분위기가 쿠팡 상장 이전과 이후로 완전히 달라지면서 이베이코리아의 인수 매력도가 높아진 것 같다"며 "다만, 예비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끝까지 입찰에 참가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5조 원의 매각 희망가도 상당히 부담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거래액이 24조 원에 달하는 쿠팡은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물류 배송 투자와 취급 상품군 확장, 가격 마케팅, 신규 서비스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최한승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쿠팡이 상장을 통해 물류센터 확충과 사용자 유치를 위한 프로모션 확대 등 공격적인 영업과 투자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온라인 쇼핑 시장의 저마진 경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쿠팡이나 네이버 등 온라인 쇼핑 시장 공룡 등의 움직임이 빨라질수록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들 것"이라며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이나 투자 유치 등 다양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신세계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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