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불법 제조' 이두현 비보존 회장, 사과 아닌 유감 표명한 이유

이두현(사진) 비보존그룹 회장은 비보존제약의 제조∙판매중지 및 회수에 대한 입장문에서 유감의 뜻을 전했다. /비보존제약 제공

비보존제약, 의약품 제조 실태 도마에 오른 뒤 자신 신고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보건당국의 허가·신고 사항과 다르게 의약품을 제조한 비보존제약이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이두현 비보존그룹 회장이 입장문을 발표했다. 다만 사과보다는 유감의 뜻을 전하면서 대중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2일 비보존제약이 생산하는 의약품 9종을 판매 중지하고 시판 중인 제품 전량을 회수한다고 밝혔다. 의약품이 허가 내용과 다르게 제조됐다는 이유에서다.

이두현 회장은 식약처의 발표 직후 비보존제약 홈페이지에 '비보존 제약 제조∙판매중지 및 회수의 건'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걸었다.

이두현 회장은 입장문에서 "비보존 제약의 제이옥틴정(티옥트산)으로, 허가 사항과 다르게 제조되고 있었다"며 "회사는 이와 같은 내용을 식약처에 자진 신고하고 해당 약물을 전량 회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식약처가 진행하는 정기 점검이 특별 점검으로 전환됐으며, 디스트린캡슐, 레디씬캡슐, 뮤코리드캅셀200mg 등이 제이옥틴정보다 정도는 훨씬 덜하지만 분명히 허가사항과 다른 부분이 있는 것을 추가적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두현 회장은 비보존제약이 허가 내용과 다르게 의약품을 제조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하기보다는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좋지 않은 소식을 전달 드리게 돼 저희로서도 매우 유감스럽지만, 비보존 그룹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일을 빠르게 청산하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해 이렇게 말씀드리게 된 점 양해해 달라"고 했다.

비보존그룹은 비보존제약을 그룹에 편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러한 제조 과정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을 인수하고 운영 상황을 파악하고 있던 중 최근에서야 (허가 내용과 다르게 제조한 것을) 인지하게 됐다"며 "이후 식약처에 자진 신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보존그룹은 지난해 9월 비보존 헬스케어를 통해 비보존제약(구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을 인수했다. 비보존그룹은 지난달 초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의 새 사명을 비보존제약으로 변경했다.

비보존제약 홈페이지에 제조·판매 중지에 대한 이두현 회장의 입장문이 걸려있다. /비보존제약 홈페이지

비보존제약은 해당 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식약처에 자진 신고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의약품 제조 실태가 도마에 오른 뒤라는 점에서 비보존제약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보내는 시선이 존재한다.

식약처는 지난 8일 의약품 불법제조 의혹을 받고 있는 바이넥스의 6개 의약품에 대해 잠정 제조·판매중지 및 회수조치를 결정했다. 이후 검찰이 바이넥스 부산 공장을 압수수색 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바이넥스 사태와) 시기가 겹친 것 뿐, 미리 알았다면 그 전에 신고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인수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는지 살펴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비존보제약의 판매 중지 및 회수 의약품 9개 품목이다. 비보존제약에서 제조하는 의약품 4개 품목 및 수탁 제조하는 5개 품목으로 ▲디스트린캡슐(디아세레인) ▲레디씬캡슐 ▲뮤코리드캅셀200㎎(아세틸시스테인) ▲제이옥틴정(티옥트산) ▲디아젠캡슐(디아세레인) ▲아트로세린캡슐(디아세레인) ▲뮤코반캡슐200㎎(아세틸시스테인) ▲뮤코티아캡슐200밀리그램(아세틸시스테인) ▲티옥신정(티옥트산) 등 이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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