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SK이노 진정성 있는 자세 필요…협상 가능성 열려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이 진정성 있는 제안을 갖고 협의한다면 합의금 방식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팩트 DB

LG에너지솔루션, ITC 의견서 관련 컨퍼런스콜 진행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지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자세로 대화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SK이노베이션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5일 오후 진행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의견서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SK이노베이션이 ITC 결정을 받아들여야 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러한 발언은 추후 SK이노베이션과 합의점을 찾기 위한 절차가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SK이노베이션의 인정을 전제로 한 제안인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공개된 ITC 최종 의견서에 대해 사실상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앞서 ITC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사건 최종 의견서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명백히 침해했다고 명시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 침해 없이 독자적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데 10년이 걸릴 것으로 판단, 미국 수입금지 조치 기간을 10년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컨퍼런스콜에서 ITC의 역할과 권한에 대해 강조했다. "조사 기관이자 그에 따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정부 기관이 2년 동안 조사를 진행했고, 여러 이해 관계자의 이야기를 청취한 후 내린 결론(의견서)을 SK이노베이션이 제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다.

'배터리 개발, 제조 방식이 달라 영업비밀 자체가 필요 없다'는 SK이노베이션의 주장에는 "일부 방식만 언급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셀 기준으로 말하면 기본적으로 셀을 만드는 공정은 배터리 업체별로 큰 차이가 없다"며 "SK이노베이션에서 제조 방식이 다르다고 하는 것은 일부 공정만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ITC 결론을 인정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SK이노베이션이 이 사건과 관련해 '진정성 있는 태도'로 돌아설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10일 최종 판결 이후 SK이노베이션에 협상을 재개하자고 건의했지만, 어떠한 응답도 없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의 기본 입장은 '상생'이다. 이제 SK이노베이션이 어느 정도 인정하고 협상에 임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제안하는 합의금과 자사가 원하는 배상액의 수준이 조(兆) 단위 차이가 난다는 점도 인정했다.

또 △과거에 실제 입은 피해 △미래 예상 피해 △징벌적 손해배상 △변호사 등 소송 비용 등 미국 연방비밀보호법에 따른 합의금 산출 기준을 유지한다고 설명하면서도 "SK이노베이션의 자세에 따라 합의금 산정 방식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현금, 현물, 지분, 로열티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외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 추가 소송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역시 "SK이노베이션의 몫"이라며 "향후 진정성 있는 제안을 가지고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회사는 이번 ITC 최종 의견서 내용이 자사 기업공개(IPO)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판결은 리튬이온전지 산업에서 기술 가치의 중요성과 미래 사업에서 영업비밀이라는 무형의 가치를 확인해주는 이정표와 같은 것"이라며 "예측하기 어렵지만, 이러한 취지를 고려하면 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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