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연소 CEO' 하나금투…글로벌 사업 확장 속도내나

하나금융그룹이 지난달 25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후임으로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추천했다. /하나금융지주 제공

초대형 IB 인가·해외 사업 확장이 '당면 과제'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하나금융투자 차기 신임 사장에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내정됐다. 증권업계 최연소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라선 이은형 부회장이 초대형 IB 진입과 글로벌 사업 확장 등에 본격적인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이 지난달 25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와 자회사별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잇달아 열고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후임으로 이 부회장을 추천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하나금융투자 사장 자리를 두고 교체가능성이 점쳐져왔다.

이진국 하나금투 사장은 현재 자사 리서치센터의 미공개정보를 활용해 주식거래를 하는 등 선행매매와 관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이진국 사장을 선행매매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대형증권사의 현직 CEO가 이같은 혐의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하나금투 측은 혐의와 관련한 거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불거진 사법리스크가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상이 제기됐다.

사장직에 내정된 이은형 부회장은 지난해 3월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기존 함영주 부회장, 이진국 부회장과 함께 신규 선임돼 1년 여간 지주 부회장직을 지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은형 부회장이라는 젊은피를 수혈함으로써 경영분위기 쇄신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40대로, '젊은 CEO'로서 하나금투에 적극적인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이 부회장은 1974년생으로 하나금투 CEO에 오르면서 '증권업계 최연소 CEO' 타이틀을 얻었다.

업계는 하나금투가 '초대형 IB 지정'이라는 과제에 직면한 시점인 만큼 이은형 부회장의 행보가 매우 중요한 상황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투는 현재 국내 증권사 중 6번째로 초대형 IB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채비에 나선 상태다. 하나금투는 약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하고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이라는 정량적 기준을 갖춰 초대형 IB 지정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단기금융업(발행어음)도 할 수 있게 된다. 초대형 IB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금융위에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현재까지 초대형 IB 5곳 중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3곳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약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하고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이라는 정량적 기준을 갖춰 초대형 IB 지정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더팩트 DB

하나금투가 초대형 IB에 진입한 이후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구상을 밝혀 온 만큼 향후 이은형 부회장이 펼칠 글로벌 사업 역량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나금투는 초대형 IB 진입을 통해 해외 신흥시장 지분참여 등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려는 계획이다. 이에 이번 이은형 부회장의 내정에는 공격적인 사업확대를 염두에 두는 등 지주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은형 부회장은 그동안 중국을 비롯해 해외사업을 총괄해 오는 등 해외통으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중국 지린(길림)대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또한 지린대 동북아연구원 교수를 지내고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베이징대 고문 교수에 위촉된 바 있다. 이후 글로벌캐피털투자그룹 중국법인장 등을 지냈으며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전략담당 부사장(CGSO)으로 영입돼 중국민생투자그룹 총괄부회장을 거쳤다.

특히 이은형 부회장은 다국적 컨설팅 업체 'GCIG'의 총괄대표 시절 하나금융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해외 투자로 꼽히는 지린은행 투자 건을 주선한 것으로 유명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주에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연임하는 가운데 핵심 계열사의 수장은 교체해 변화를 가져오는 방향을 택했다"며 "하나금융투자가 초대형 IB로서 입지를 다지는 한편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서야하는 시점이기에 취임 후 이 부회장의 해외사업 관련 역량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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