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기준 총 47억 달러 수주…수주 릴레이 기대
[더팩트|이재빈 기자] 조선업계가 순풍을 타고 있다. 연초부터 목표 매출의 약 15%를 달성하며 호실적을 이어가면서다. 세계적으로 선박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조선업계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수주액은 이날 기준 2021년 목표 수주액의 15.5%인 47억 달러(한화 약 5조2000억 원)를 달성했다. 국내 조선업계의 올해 수주 목표액은 도합 304억 달러다. 국내 조선업계의 목표 수주액은 지난해 수주 실적 211억8500만 달러 대비 90억 달러가량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삼성중공업이 이날까지 14척, 17억1700만 달러를 수주하며 목표 수주액의 약 22%를 기록했다. 한화로는 약 1조9036억 원에 달한다.
한국조선해양은 22일 추가 수주를 알렸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선박 9척, 4억9000만 달러(5400억 원) 규모를 추가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대중공업 그룹은 현재까지 총 31척, 24억 달러를 수주하며 올해 목표치 149억 달러의 약 16%를 달성했다.
국내 조선업계의 약진은 올해 초부터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달 선박 발주량 180만 표준선환산톤수(CGT) 가운데 약 52%에 달하는 93만CGT를 수주했다. 한국 조선업계가 1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조선업계의 수주 릴레이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0년 내 LNG선 320척이 추가로 발주돼야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LNG선 수요는 2040년경 717MTPA(연 7억1700만 톤·Million Ton Per Annual)로 늘어날 전망이다. 증가량의 약 75%는 아시아 지역 수요 증가에 기인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발 수주 잭팟도 예상된다. 러시아 국영조선사 통합조선공사(USC)는 최근 북극해를 통한 석탄 수송을 위해 신조선 30여척 발주를 예고했다. 규모는 14억 달러(1조55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러시아 당국이 직접 발주 대신 용선계약 파트너를 찾고 있는 상황인 만큼 러시아 업체와 협력 경험이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수주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르면 친환경 기조 강화도 조선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환경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국제해사기구(IMO) 규제에 따라 2025년부터는 기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 이상 감축하지 않은 선박은 운항이 금지된다. 규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화돼 2030년에는 배출량 감축이 40%, 2050년에는 50~70%에 이른다.
선가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조선업계의 가격 협상력이 확대되는 추세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Clarkson)에 따르면 이번주 선가 지수는 127.9로 전주와 같은 수치를 유지했다. 이는 1개월 전 대비로는 1.1%, 3개월 전 대비로는 2.3% 상승한 수치다. 중고선가는 100.8을 기록하며 전주(99.2) 대비 1.6% 상승했다. 1개월 전 대비로는 4.7%, 3개월 전 대비로는 13.3% 급등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제 곧 시작될 카타르 등 LNG선 발주와 컨테이너 발주 등 조선업계에 기대할만한 호재가 많다"며 "신조선가의 갭상승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조선업계에 훈풍이 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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