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30% 감소·KB생명 적자 전환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KB금융지주가 지난해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3년 만에 '리딩금융' 지위를 탈환했다. KB금융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호실적을 보였지만, KB손해·생명보험 등 보험사는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았다.
특히,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보험사를 핵심 사업군으로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KB금융 계열 보험사들의 실적 부진은 윤종규 회장에게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 3조455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3조3118억 원) 대비 4.3% 증가한 수치다.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 타이틀을 거머쥔 것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3조414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특히, KB금융은 각 금융지주의 주요 자회사인 은행 부문과, 증권사 실적에서도 신한을 앞질렀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2조298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8% 감소한 수치다. 반면 지난해 신한은행은 전년(2조3292억 원) 대비 10.8% 감소한 2조77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두 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차이는 2204억 원이다.
KB증권은 지난해 전년 대비 65% 증가한 425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54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신한금융투자와의 극명한 실적 차이를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활짝 웃는 KB금융의 실적 이면에는 보험사가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있다.
신한금융그룹 계열 보험사는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KB금융 계열 보험사들은 전년보다 악화한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 보험 계열사들은 오는 7월 통합법인 신한라이프로 출범을 앞두고 나란히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 신한금융 계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지난해 각각 1778억 원, 2793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43.6%, 2.9% 증가한 순이익을 달성한 것이다.
반면 KB금융 계열 보험사들은 지난해 다소 고전한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새롭게 편입된 푸르덴셜생명을 제외하고 KB금융 보험 계열사 실적은 대체로 부진했다.
KB손보는 지난해 163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2343억 원) 대비 30.0% 대폭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전반적으로 손해보험 업계의 실적이 개선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자동차 및 병원 이용 빈도가 줄어들며 손해율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상위 5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중 실적이 감소한 곳은 KB손보가 유일하다.
지난해 삼성화재는 전년 대비 17.3% 증가한 757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으며, 현대해상(23.3%), DB손해보험(47.5%), 메리츠화재(43.3%)도 모두 큰폭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코로나19 관련 투자환경 악화로 투자영업이익이 축소됐다는 것이 KB손보 측 설명이다.
KB생명은 지난해 232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2019년 16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지만, 최근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이 잇따라 패소한 즉시연금 미지급금 반환 청구 소송 판결에 대비한 충당금과 합의퇴직 비용 집행 등 일시적 지출이 증가하며 적자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9월 가장 늦게 KB금융 자회사로 편입된 푸르덴셜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408억 원에서 2278억 원으로 870억 원(61.8%) 증가하며 홀로 성장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 KB금융 관계자는 "해마다 외부상황 변동으로 인해 계열사마다 실적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가져가는 것도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올해의 경우 실손보험정책 변화로 인해서 보험 손해율이 개선되고 전년 대비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올해는 푸르덴셜 생명 M&A(인수합병)로 인한 판관비 등 인수 비용이 감소해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