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값 폭행' 최철원 스스로 물러나나…체육회 '인준 거부'

대한체육회가 최철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당선인에 대한 인준을 거부했다. /이성락 기자

최철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자진 사퇴 또는 소송전' 선택 기로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대한체육회의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인준 거부 결정이 내려지면서 당선인인 최철원 마이트앤메인 대표가 어떠한 후속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17일 대한아이스하키협회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로부터 전날(16일) 최철원 당선인에 대한 인준 불가 공문을 받았다. 결격 사유는 '사회적 물의'다.

앞서 최철원 대표는 지난해 12월 17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24대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선거에서 전영덕 경희대학교 체육대학 동문회장을 62대 20으로 누르고 당선됐다.

하지만 최철원 대표가 페어플레이를 생명으로 하는 스포츠 단체의 수장으로 당선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그가 영화 '베테랑'의 소재로 활용될 정도로 국민적인 공분을 산 '맷값 폭행' 사건의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최철원 대표는 지난 2010년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SK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화물차량 기사를 사무실로 불러들여 야구 방망이로 폭행한 뒤 '맷값'이라며 2000만 원을 건넨 사실이 알려져 사회적 비난을 받았다.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집행유예로 실형을 면했다.

통상적으로 대한체육회 산하 협회의 임원 인준 절차는 하루 이틀 사이 검토가 마무리된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15일 최철원 대표의 인준 신청서를 접수한 이후 신중하게 검토를 이어나갔다. 특히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지난 4일 이사회를 통해 최철원 대표에 대한 인준 여부를 논의했고, 끝내 결론을 보류하는 등 고심을 거듭했다.

결국 대한체육회가 인준 불가 판단을 내린 건, 최근 불거진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선수들의 과거 학교폭력 사건을 계기로 체육계의 폭력을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준 불가 결정에 따라 최철원 대표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대한체육회의 인준 거부를 수용하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거나, 인준 거부를 수용하지 않고 소송을 제기해 법적공방에 돌입할 수 있다. 스스로 물러날 경우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회장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한다.

최철원 대표는 이날 오후까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측에 어떠한 입장도 전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마이트앤메인 측도 "후속 대응과 관련해 알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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