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도 손 내민다…'온라인 패션왕' 무신사의 질주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코로나19 여파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유튜브 무신사 광고 화면 캡처

해외시장 진출에 라이브커머스까지 사업 확대…올해 전략 '상생과 올인'

[더팩트|한예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기존 오프라인 패션업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역대급 호황을 누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무신사는 단순히 상품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쇼핑몰과 달리, 풍부한 패션 콘텐츠로 'MZ세대의 놀이터'를 만들었다는 평가 속에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바로미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무신사는 해외 시장 진출에 이어 라이브 커머스에 역량을 집중하는 등 영업 발판을 넓히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성장을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해 말 기준 783만 회원과 5700개 브랜드가 입점하며 패션 이커머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로 출발한 무신사는 지난해 거래액 1조 원 규모로 성장하며 국내 열 번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으로 인정받았다. 국내에서 2016년 1990억 원 규모였던 무신사의 연간 거래액은 2018년 4500억 원, 2019년 9000억 원, 지난해 약 1조 원으로 매년 두 배 안팎으로 급증했다.

판매 수수료와 자체 브랜드(PB) 상품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2018년 1072억 원에서 지난 2019년 2197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무신사의 PB인 '무신사 스탠다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무신사 스탠다드의 매출은 1100억 원으로, 전년보다 76%가량 증가했다. 가성비를 강조한 바지는 지난 한 해 동안 100만 장 넘게 팔렸고 재킷 매출도 전년보다 172% 이상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와 해외 럭셔리 브랜드를 제외한 패션업계의 극심한 불황을 감안하면 (무신사의 실적은) 놀라운 성과"라고 설명했다.

무신사 스탠다드를 구매한 고객이 무신사 내 다른 입점 브랜드 상품을 추가로 구매하는 '선순환 구조'도 실적 상승세를 견인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무신사가 지난 1년간 신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회원 가입 후 처음 구매하는 브랜드를 분석한 결과 무신사 스탠다드가 1위를 차지했다. 이용자 가운데 70%는 무신사 내 입점 브랜드 상품을 추가로 구매했다.

현재 무신사는 앤더슨벨, 디스이즈네버댓, 커버낫, 키르시 등 국내 캐주얼 브랜드를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입점 브랜드의 화보 촬영과 무신사 매거진을 통한 콘텐츠 마케팅 등을 지원해 브랜드 성장을 도왔다.

무신사는 올해도 입점 업체의 성장을 돕는 유통 플랫폼으로서 상생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무신사 제공

최근엔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국내 패션 대기업의 입점도 이어지고 있다.

MCM, 폴로 랄프 로렌, 라코스테, 베네통, 타미힐피거 등도 무신사에서 유통 중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띠어리, LF의 던스트·질스튜어트 스포츠 뉴욕·JSNY·앳코너,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스튜디오 톰보이·쥬시꾸뛰르, 한섬의 덱케, 코오롱FnC의 아카이브앱크, 루이까또즈, 빈치스, 제이에스티나 등도 무신사 문을 두드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패딩으로 유명한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와 아이더·네파·밀레 등도 판매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패션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무신사에 입점한 상위 100개 브랜드의 올 1~10월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5배 이상 늘어나는 등 초고속 성장했기 때문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당초 자체 플랫폼을 키워 무신사 독주를 막으려고 했던 기업들이 무신사와 손을 잡는 쪽으로 온라인 전략을 수정했다"면서 "안테나숍(소비자의 반응을 파악하기 위한 전략적 점포)으로도 무신사는 적격"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무신사는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에도 시동을 걸었다. 일본에 법인을 설립하고 유럽 진출을 위해 패션 기획·유통사 아이디얼피플에 투자했다. 아이디얼피플을 통해 무신사에 입점한 국내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에 대한 해외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한편, 인프라 부족으로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이번 아이디얼피플 투자와 일본 법인 설립을 발판으로 무신사의 해외 사업 실마리와 가능성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 브랜드에 전문화된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 '무신사 라이브'도 론칭했다. 진행자 섭외부터 제품 스타일링, 모델 선정까지 모든 과정을 입점 브랜드와 협의해 브랜드와 제품의 특장점을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무신사 관계자는 "올해는 입점 업체의 성장을 돕는 유통 플랫폼으로서 동반성장의 역할을 강조할 계획"이라며 "입점 브랜드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전방위적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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