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KB증권, 공모 시장 '빅3' 구도 깨나

KB증권이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올해 기업가치가 조 단위에 이르는 기업의 상장주관을 6곳 이상 진행할 예정이다. /더팩트 DB

KB증권, 올해 최대어 'LG에너지솔루션' 대표주관사 딜 수임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KB증권이 최근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주관사 자리를 따내면서 IPO 상장주관 '3강'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이 올해 기업가치가 조 단위에 이르는 기업의 상장주관을 6곳 이상 진행할 예정이다.

KB증권이 올해 상장주관에 나서는 조 단위 기업가치의 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50조~100조 원), 카카오뱅크(20조~30조 원), 카카오페이지(10조 원), 한화종합화학(4조~5조 원), 원스토어(1조~2조 원), SK매직(1조~2조 원)이다. 이들 기업은 적게는 1조 원에서 많게는 100조 원까지 기업가치가 예상되는 회사들이다.

특히 KB증권은 지난달 28일 올해 IPO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대표주관사 지위를 따냈다.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IPO 시장 최대 이슈 기업 중 하나다. 2차전지 시장 성장 기대감에 LG화학 주가 급등 등으로 높은 기업가치가 점쳐지며 시장 내 관심이 커진 상태다. 공모규모도 최소 10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증시 내 대표적인 2차전지 기업의 시장가격을 고려하면 기업가치가 100조 원 이상도 가능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화학의 2차전지 경쟁사인 중국 CATL은 시가총액이 150조 원을 넘는다.

KB증권이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주관까지 못을 박으면서 IPO시장에서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으로 이뤄진 3강 구도를 깰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전까지는 조 단위 빅 딜을 수행할 만한 곳으로 업계 상위사인 3사가 거론됐지만 KB증권이 지난해부터 점진적으로 큰 딜을 성사시키면서 강자 이미지를 키워낸 모습이다.

지난해 KB증권이 대표상장주관 자격을 얻어 낸 카카오뱅크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크래프톤과 함께 올해 'IPO 3대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LG에너지솔루션만 수조 원의 공모를 단행할 예정이기에 조 단위의 공모 실적을 챙길 가능성이 높다. 두 초대어 딜을 모두 성공적으로 완수할 경우 창사이래 처음으로 IPO시장 내 3강을 앞선 주관실적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IB총괄본부장이었던 김성현 대표(사진)가 2019년 각자대표로 선임된 이후 IPO 등의 역량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KB증권 제공

최근 대형 IPO딜들이 성사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19년 김성현 대표이사 선임 이후 IPO와 대체투자를 비롯한 IB(투자은행) 전반에 걸쳐 역량이 커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앞서 KB증권은 채권발행 등 DCM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증권사였지만 IB총괄본부장이었던 김성현 대표가 2019년 각자대표로 선임된 이후 IPO와 유상증자 등 주식발행시장(ECM) 등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달 열린 '2021년 국내경제 및 회사채 시장 전망세미나'에서 "KB증권은 DCM 1위를 넘어 ECM, M&A 인수금융 등 모든 IB영역에서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KB증권이 지난해 원스토어를 비롯한 조 단위 IPO 주관사 계약에 성공하면서 대형 딜을 해낼 수 있는 회사라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된 측면이 있다"며 "올해 최대 규모가 예상되는 IPO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경영진부터 ECM 본부까지 공을 들인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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