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실검' 역사 속으로…대체 서비스는?

네이버가 오는 25일부터 급상승검색어 서비스를 폐지한다고 밝힌 가운데, 이를 대체할 서비스에 대한 포털 사용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 화면 캡처

카카오 이어 네이버도 실검 폐지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포털 실시간급상승검색어(실검)가 사라진다. 상업·정치적 사용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했을 때 옳은 결정이라는 의견이 나오지만, 검색 트렌드를 한눈에 확인하고 주요 이슈를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 섞인 반응도 적지 않다. 이에 포털사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추후 실검을 대체할 새 서비스를 내놓을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25일부터 실검 서비스를 더 이상 하지 않는다. 2005년 5월 도입 이후 16년 만의 폐지다.

그동안 실검은 '다양한 사용자들의 관심사'를 빠르고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실검에 올랐다'는 이유로 화제가 돼 트래픽을 올리는 데 도움을 주며 포털사의 성장에 기여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다만 부작용이 있었다. 사용자의 관심사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을 넘어 '실검 올리기' 등을 통해 의도적으로 여론을 집중하게 만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결과의 반영이 아닌 현상의 시작점이 돼버린 셈이다. 이 과정에서 실검은 특정 정치 세력의 표현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특정 기업이 상업적 목적으로 인기 검색어를 띄우는 일도 잦아졌다.

실검 폐지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이들은 이러한 부작용보단 '가치 있는 정보 전달'이라는 순기능에 주목하는 것이다. 실검 폐지 결정을 내린 포털사 입장에서도 검색어 데이터를 실검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용한 정보를 얻는 데 실검을 활용하는 것이 너무 익숙해진 상황이라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다면 사용자들이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사용자로부터 받은 검색어 데이터는 다시 사용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정보로 돌려드리겠다는 급상승검색어의 취지를 데이터랩에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네이버는 실검 폐지 소식을 알리며 "'사용자로부터 받은 검색어 데이터는 다시 사용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정보로 돌려드리겠다'는 실검의 취지는 '데이터랩'을 통해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할 순 없지만, 사용자들이 데이터랩에서 정확한 트렌드를 파악하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데이터랩은 △검색어 트렌드 △쇼핑인사이트 △지역 통계 △댓글 통계 등 뉴스와 검색 서비스에서 취합한 데이터에 기반,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네이버 데이터랩 홈페이지에 접속해 분야·성별·지역·연령·기간 별로 검색어·댓글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보다 앞서 실검을 폐지한 카카오도 비슷한 해법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2월 실검 폐지 후 다양한 검토 끝에 카카오데이터트렌드를 오픈했다. 포털 다음의 통합 검색어 정보를 기기·성별·지역·연령·기간 등 다양한 기준으로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최대 검색어 5개 데이터를 비교할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데이터트렌드는 거시적 관점에서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를 손쉽게 확인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게 돕고자 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서비스는 포털 메인 화면에서 손쉽게 볼 수 있었던 실검보다 사용자의 더 능동적인 활동을 요구한다. 그러나 포털사들은 최근 사용자 이용 패턴을 분석했을 때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네이버가 포기하기 어려웠던 실검 서비스의 폐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데는 최근 사용자들이 입력하는 검색어가 개인화·다양화되는 동시에 사용자들이 과거에 비해 더 능동적으로 정보를 찾고 있다는 트렌드 변화가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포털사들은 실검을 대체할 별도 서비스 개발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데이터 참고 서비스에 대한 강화 및 개선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아직 계획은 없지만, 추후 데이터랩에 대한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될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rocky@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