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5건 승인받아
[더팩트│황원영 기자] 보험사들이 연초부터 배타적 사용권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포화와 저금리 등 보험산업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독점권 확보를 통한 시장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보험사들은 3건의 배타적 사용권 획득에 성공했다. 생·손보협회에서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보험사는 KB손해보험, 미래에셋생명, 한화손해보험 등 3개사다.
배타적 사용권은 보험업계의 특허권과 같은 개념으로 생·손보협회의 신상품 심의위원회가 새로운 위험담보, 제도 및 서비스 등 소비자를 위한 창의적인 보험상품을 개발한 회사에 대해 독점 판매 권리를 부여한 제도다.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보험사는 최소 3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 해당 상품을 독점 판매할 수 있다.
포문은 KB손해보험이 열었다. KB손해보험은 지난달 19일 손해보험협회로부터 '갑상선암호르몬약물허가치료비'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갑상선암호르몬약물허가치료비'는 보험기간 중 갑상선암으로 진단이 확정되고 그 갑상선암의 수술 후 갑상선암호르몬약물허가치료를 받은 경우 최초 1회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장이다. 암 치료의 보장영역을 항암·수술치료 이후 재발 방지 단계까지 확대하는 등 암 보장영역의 독창성 등을 인정받아 3개월(1월18일~4월17일)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게 됐다.
이어 미래에셋생명이 배타적 사용권 획득 대열에 합류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6일 생명보험협회로부터 '다자녀 출산여성 특저암보험료 할인특약'에 대한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았다.
다자녀 출산여성에게 난소암 및 유방암 보험료 할인을 제공하는 보장으로 배타적 사용권 기간은 3개월(1월26일~4월25일)이다. 출산이 난소암, 유방암의 위험 발생요소인 여성호르몬 분비량에 영향을 미치는 특성을 고려해 내놓은 특약의 독창성과 진보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달 1일에는 한화손해보험이 손해보험협회로부터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지난달 초 한화손해보험이 업계 최초로 개발한 눈 전용 보장 상품 '무배당 밝은눈 건강보험의 진단비 3종 특약'이 그 대상으로 △망막특정질환진단비 △각막특정질환진단비 △안구특정상해 진단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상품은 고객의 안구 관련 질환이나 상해사고 발생 시 조기 치료비용을 지원함으로써 단계별로 보장내역을 강화하는 한편, 향후 중증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성을 인정받았다.
2001년 도입 이후 지난 2015년까지 배타적 사용권 획득 건수는 매년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6년 15건으로 늘어난 뒤 2017년 33건, 2018년 18건, 2019년 28건 등 꾸준히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배타적 사용권 획득 건수는 25건에 이른다. 생명보험사는 6개 상품에서 6건을, 손해보험사는 13개 상품에서 19건을 부여받았다. 최근 보험시장이 위축돼 신규계약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상품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생존을 위해 상품개발 역량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 등으로 배타적 사용권 확보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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