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파업 진행돼도 고객불편 최소화"
[더팩트│황원영 기자] 한화생명이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를 놓고 3주간 협의를 진행했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대화 의지를 밝혔으나 노동조합(노조)은 전면파업 투쟁에 돌입기로 하면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전국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보험지부는 29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GA(법인대리점) 자회사 전속채널 강제전환에 따른 고용안정협약체결을 위한 총파업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파업기간 중 모든 조합원은 업무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파업은 제판분리에 따른 고용안정협약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달 18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판매 전문 회사(가칭 한화생명 금융서비스) 설립 추진을 의결했다. 한화생명 금융서비스는 한화생명의 100% 자회사로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4월 1일 출범할 예정이다. 판매 전문 회사가 설립될 경우 개인영업본부 산하 임직원 1400여명과 보험설계사 2만여명이 이동한다.
한화생명은 신설 판매 법인 출범으로 수익 안정화는 물론 지속 성장 기반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는 상품개발 및 자산운용에만 집중하고, 자회사는 GA(법인보험대리점)를 통한 판매 전문화로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면, 노조는 한화생명의 제판분리 작업에 구조조정 의도가 담겨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회사 이동인력은 지점장을 비롯한 영업 지원부서 직원들인데 이들이 사업가형 지점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갈등이 깊어지자 한화생명 노사는 지난 5일부터 26일까지 3주간 제조 및 판매회사 분리 방침(물적분할)에 대한 이견을 좁히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
노조는 △직원 동의 없는 자회사 이직 금지 보장과 △5년간 모회사와 자회사의 고용을 보장하는 고용안전협약 체결 △기존 지점장을 사업가형 지점장으로 전환 금지 등을 회사에 요구했다. 하지만 한화생명이 직원 동의 없는 자회사 이직 금지 보장에 대해 난색을 표하며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이에 한화생명지부는 27일과 28일 양일간 온라인으로 파업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이달 4일에는 연가투쟁 형식으로 경고 파업을 벌인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협상 기간 내내 물적분할 방식의 GA 자회사 전속채널 강제전환 방침을 맹목적으로 주장했을 뿐 아니라 조합원들의 고용불안을 해소할 책임 있는 대책은 끝내 제시하지 못했다"며 "물적 분할을 강행하려면 사측이 노조와 맺은 단체협약에 따라 고용불안을 해소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생명은 노조와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대화 채널을 유지할 계획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지점장들의 참여율이 낮고 전국 고객서비스센터가 정상 가동되고 있어 고객서비스 및 FP 영업활동지원업무에 영향이 크지는 않다"며 "고객 서비스를 지원하는 헬프데스크와 보험설계사 영업활동을 돕는 업무지원데스크를 본사와 현장에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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