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 연임 무게…건설 최장수 CEO 등극하나

이재규 태영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의 연임 확률이 높은 분위기다. /윤정원 기자, 태영건설

오는 3월 임기 만료…"직원들도 연임할 것으로 점쳐"

[더팩트|윤정원 기자]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이재규 태영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의 연임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재규 부회장은 철도 사업 등 새로운 건설업 영역으로 진출하며 태영건설의 먹거리를 다양화하는 등 회사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규 부회장은 지난 2015년 3월부터 태영건설의 수장으로 지내왔다. 건설업계에서는 2013년부터 GS건설을 이끌어 온 임병용 대표이사 부회장 다음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인물이다. 이 부회장이 오는 3월 재연임에 성공하면 현역 최장수 최고경영자가 될 수도 있다.

◆ "암흑기에서 전성기로 바꾼 인물…연임 가능성 높아"

태영건설은 작년 해를 마무리하면서도 2487억 원 규모의 포항 장성동 공동주택 재개발사업을 수주했다. 12월 1408억 원 규모의 경기 군포역 복합개발사업도 따냈고, 1054억 원 규모의 서울 중랑구 묵동 청년주택 신축공사, 1510억 원의 성동구 용답동 청년 주택 신축공사 등을 수주했다.

지난해 태영건설은 첫 대표주관으로 출전한 철도사업인 호남고속철도 2단계(고막원~목포) 5공구에서 승기를 들기도 했다. 2년 여 전부터 시작된 이재규 부회장의 철도사업 진출 결단이 기존 강점을 가진 도로와 건축에 이어 공공사업의 보폭을 확장하는 데 핵심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올해 들어서도 태영건설은 1210억 원 규모의 대구 신천동의 공동주택 신축공사를 따내며 진격을 거듭하고 있다. 아울러 태영건설은 2021년 약 3800세대를 시작으로 2022년과 2023년 1만3000세대 이상의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체 분양세대수 전망치는 2021년 3750세대, 2022년 5160세대, 2023년 8160세대 등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고령인 점과 윤세영 회장의 외아들인 윤석민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때인 점 등이 고려사항이겠지만, 실적을 반등시키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등 태영건설의 암흑기를 전성기로 바꾼 만큼 이재규 부회장의 재선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이 부회장 임기가 내년 3월 27일까지인 만큼 재연임을 결정하기 위한 시간이 아직 남아있다"면서도 "지난해에도 이재규 부회장의 공이 혁혁했다. 상당수 직원들은 당연히 연임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건설업 홀로서기' 과제…잇단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도 마련해야

다만 재무건전성에 관해서는 다소 우려가 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태영건설(연결기준)의 자본은 6258억 원이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1조6348억 원의 자본을 가지고 있었으나 3개월 만에 자본이 1조90억 원(61.7%) 감소했다. 상반기까지 30%에 육박했던 자기자본비율은 3분기에 들어서 16.7%까지 떨어졌다.

태영건설의 3분기 부채비율은 500.2%, 순차입금비율은 222.6%를 기록했다. 상반기 부채비율 234.4%, 순차입금비율은 140.8%에 비해 모두 급등한 수치다. 태영건설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6026억 원, 영업이익은 896억 원이다. 지난해 누적으로는 매출액 1조7315억 원, 영업이익 2363억 원 규모다.

이와 관련해 태영건설 관계자는 "경영전문성과 투명성을 증대하고자 지난해 9월부터 태영건설과 티와이홀딩스로 분할함에 따라 재무지표에 변동 발생했다"며 "계열사 5개 지분이 태영건설에서 티와이홀딩스 지주사로 이전됨에 따라 자본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태영건설은 그동안 수익 창출원 역할을 했던 TSK코퍼레이션 등 환경 관련 자회사를 모두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로 넘기고 건설업만으로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태영건설 건설현장에서 빚어진 노동자 사망사고도 쉬이 지나칠 수 없는 대목이다. 태영건설은 과천 공사현장 사망사고에 따라 경기도로부터 지난해 10월 30일부터 올해 1월 29일까지 3개월 간 토목건축사업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태영건설은 이에 대해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 계속 영업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20일 과천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보다 강력한 대책 수립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은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마산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72년에 호남정유에 입사했고, 1982년 태영그룹에 전무로 영입됐다. 대체적으로 연령대가 높은 건설사 최고경영자 가운데서도 나이가 적지 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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