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에 무작정 합의 종용해서는 안 돼" 반박도
[더팩트|이재빈 기자] SK이노베이션(SK이노)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배터리 분쟁에 정치권도 개입하는 모양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8일 서울 양천구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K-배터리의 미래가 앞으로 정말 크게 열릴텐데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양사가 나서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큰 세계 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을 만들었으면 한다"며 "미국 정치권도 나서서 제발 좀 빨리 해결하라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양사 최고 책임자와 연락도 해서 낯 부끄럽지 않냐, 국민들 걱정을 이렇게 끼쳐도 되냐고 빨리 해결하라고 권유를 했는데 아직도 해결이 안 되고 있다"며 "소송 비용이 수천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경제적인 것 뿐 아니라 양사가 싸우면 남 좋은 일만 시킨다"고 덧붙였다.
앞서 LG엔솔은 2019년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SK이노가 자사 인력을 유출해가면서 영업비밀과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양 사의 신경전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특허청 특허심판원(PTAB) 판결을 기점으로 달아오른 상태다. 당시 PTAB가 SK이노의 특허 무효 심판(IPR)을 기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SK이노는 LG엔솔이 판결문 일부만을 발췌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LG엔솔도 물러서지 않고 SK이노의 IPR이 모두 기각당한 것은 사실이라며 받아쳤다.
SK이노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금까지의 모든 소송 과정에 성실하게 임해 왔음에도 원만하게 해결을 하지 못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국민적인 우려와 바람을 잘 인식해 분쟁 상대방과의 협력적이고 건설적인 대화 노력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LG엔솔 관계자도 "원만하게 합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기업간 분쟁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이 투자를 통해 마련한 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지키려는 소송에 무턱대고 합의만 종용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에 합의만 종용하면 기업들이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지나친 개입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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