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라면 신제품 출시 막바지 단계"
[더팩트|문수연 기자] 육계가공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하림이 라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달 상표를 등록한 '순라면'을 첫 단추로 건면, 유탕면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라면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다양한 신제품 출시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기존 업체 간 과열 경쟁 등을 이유로 '후발주자'의 원활한 시장 안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지난해 특허청에 '순라면'에 대한 상표출원을 마치고, 오는 2월 신제품을 출시한다.
신제품은 최근 전북 익산에 완공된 '하림푸드 콤플렉스'에서 생산할 계획이며, 현재 시험검사성적서 발급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이 라면사업에 뛰어든 배경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라면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육계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신사업 추진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하림의 매출액은 2017년 8673억 원에서 2018년 8286억 원, 2019년 8059억 원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2019년 434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으며 지난해 상반기에도 4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하림은 올해 간편식 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라면사업을 신성장동력 아이템으로 낙점,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내식수요 증가로 국내 HMR 시장이 2016년 2조3000억 원 규모에서 2018년 3조2000억 원으로 63% 성장했다. 2022년에는 5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라면 시장 규모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라면 시장은 2018년 2조480억 원에서 2019년 2조838억 원으로 성장했으며 지난해는 2조1500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지난해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7.2% 늘어난 1조1300억 원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국내 라면 수출이 전년 대비 29% 상승하며 사상 처음으로 6억 달러(7200억 원)를 넘어섰으며, 세계 라면 시장 규모는 3조 원에 달한다.
하림은 프리미엄 라면을 출시, 품질 차별화를 통해 고객을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물론 원활한 시작 안착을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시장 진입 장벽과 업체 간 과열 경쟁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국내 라면 시장에서 농심(54.2%), 오뚜기(26.6%)가 80.8%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삼양 9.0%, 팔도 7.0%가 각각 '불닭볶음면', '팔도비빔면' 등 스테디셀러 제품을 앞세워 고정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서도 기존 업체들이 신제품을 내놓으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14일 프리미엄 라면 '라면비책'을 출시했으며, 2001년 일찌감치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 진출한 농심은 지난해 '신라면블랙 두부김치'를 내놓는 등 라인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삼양식품도 지난해 '삼양라면 골드' 용기면을 재출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라면 시장이 최근 몇년 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농심과 오뚜기 '양강 구도'가 여전히 고착화돼 있는 데다 3위 경쟁을 벌이는 업체들까지 공격적으로 신제품 출시에 나서고 있어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후발주자들의 도전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림 관계자는 "라면 출시를 위해 막바지 작업 중이다"라며 "라면시장에서의 전략은 추후 정해지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