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프리미엄 라면 시장 공략·수출 비중 확대할 것"
[더팩트|문수연 기자]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신제품 출시, 해외 진출 등 라면 사업에 박차를 가하며 라면 시장 점유율 1위인 농심과의 격차 좁히기에 나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최근 고급 라면 브랜드 '라면비책'을 출시하고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 진출했다.
라면비책의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5480원(3개 묶음)으로 개당 1827원이다. 오뚜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집밥 수요가 증가하면서 한 끼를 먹어도 제대로 먹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라면을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오뚜기는 최근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오뚜기의 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은 약 10%로 농심(40%)과 삼양식품(60%) 등 경쟁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라면이 해외에서 선전하면서 농심과 삼양식품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한 것에 비해 오뚜기는 내수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이에 함 회장은 현재 미국, 베트남, 중국, 뉴질랜드에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함 회장이 라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데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도 라면사업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함 회장이 진라면 품질 개선으로 2012년 라면시장 점유율 2위에 올라선 후 꾸준히 이뤄낸 농심과의 격차 좁히기가 정체를 보이자 신성장동력 발굴에 고삐를 죄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오뚜기와 농심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2013년 51.8%P, 2016년 31.8%P, 2019년 30.6p, 지난해 3분기 29%P를 기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함 회장이 내놓은 '프리미엄 전략'의 시의성을 두고 "한발 늦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농심은 일찌감치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 진출하며 2001년 신라면 브랜드를 출시한 바 있다. 신라면 블랙이 지난해 뉴욕타임스(NYT)가 꼽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으로 꼽히기도 했으며, 미국 상반기 매출은 135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9% 성장했다.
또한 지난해 라면 수출이 처음으로 6억 달러를 넘기며 전년 대비 29.3% 증가한 가운데 농심은 지난해 해외 총 매출이 전년 대비 24% 성장한 9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농심은 세계 라면기업 순위에서도 5위에 오르며 지난해 한국기업 최초로 5.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함 회장이 오뚜기의 약점으로 꼽히던 저가 정책과 낮은 해외 매출을 극복하기 위해 힘쓰고 있지만 경쟁업체에 비해 늦은 감이 있어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올해 본격적으로 프리미엄 라면 라인업을 확대해 나가며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라며 "지난해 해외 수출이 많이 늘었는데 올해는 라면 외에도 가정간편식(HMR) 등을 함께 내놓으며 수출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