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 비경상적 지원 약화 우려
[더팩트│황원영 기자] KDB생명이 칠전팔기 끝에 새 주인을 찾았지만 신용평가 하락은 면치 못할 전망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에 나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경영정상화는 물론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도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KDB생명 신용등급을 기존 Baa2에서 하향 조정할지 검토하고 있다.
KDB산업은행과 사모펀드(PEF) JC파트너스는 지난해 12월 31일 KDB생명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JC파트너스는 산은 계열이 보유한 지분 92.73%를 2000억 원에 매입한 후 1500억 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실시할 계획이다.
그동안 무디스는 산업은행의 지원 등을 고려해 KDB생명보험 독자신용도(Baa3) 대비 한 단계 높은 등급을 부여했다. 하지만 사모펀드로 소유권이 변경된 후 잠재적인 지원이 줄어들 수 있고 시너지·이익 등이 감소할 수 있다며 우려를 보이고 있다.
무디스는 향후 KDB생명보험의 사업전략, 재무정책, 수익성, 자산건전성 그리고 자본적정성 등의 관점에서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지급여력비율(RBC)이 150% 이하를 하회하거나 고위험 자산이 증가하는 등 재무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이 악화되는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
앞서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도 KDB생명을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으로 등록했다. 이미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던 나이스신용평가도 해당 시각을 유지했다. 신용평가사는 KDB금융그룹 계열로서 브랜드 가치를 향유할 수 없는 데다, PEF로 지원 주체가 변경될 경우 재무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롯데손해보험 역시 PEF인 JKL파트너스에 인수되면서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하향 조정된 바 있다.
특히 IFRS17 및 국내 신지급여력제도(K-ICS)의 2023년 시행으로 자본확충 요구가 확대됨에 따라 JC파트너스의 자본 지원 수준이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KDB생명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은 228.4%다. 생명보험사 평균(303.5%)보다 낮은 데다 1500억 원 규모 유상증자가 예정된 만큼 RBC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KDB생명은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자본 조달금리가 오르고 소비자 신뢰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보험 영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JC파트너스는 앞서 칼라일그룹과 공동재보험 솔루션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지만 무산됐다. 공동재보험 전환에 한차례 실패한 만큼 인수 후 사업전략과 정상화 계획 수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다만 무디스는 KDB생명보험이 신규 대주주로부터 추가자본을 지속적으로 지원받고, 레버리지 비율·자본이익률(ROC)과 같은 수익성·안정성 지표가 개선된다면 신용등급을 재확인할 기회는 남아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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