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는 안정정 수익이 가능한 생태계 형성"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금융투자업계 CEO들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코스피지수를 두고 거품이 아닌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여전히 상승여력이 남아있다고 판단하며 안정적 수익이 가능한 생태계를 형성해야 할 것을 과제로 제시했다.
14일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3000 돌파 기념 자본시장 CEO 좌담회'에서 이같이 평가했다.
이날 좌담회는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 나재철 금투협 회장, 김신 SK증권 회장, 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 박태진 JP모건증권 대표,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이 참석해 코스피3000포인트 시대에 대한 의의와 전망, 도약을 위한 과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은 최근과 같은 증시 회복세가 미래 성장형 신사업을 기반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손 이사장은 "국내 증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경기 위기를 겪었지만 G20 국가 중 가장 빠른 회복세 보였다"며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미래 성장형 신사업인 정보기술(IT), 배터리, 바이오 등 4차 산업 중심으로 기업의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스피지수는 새해 세번째 거래일인 지난 6일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했다. 지난 2007년 7월 2000선 돌파 이후 13년 5개월만이다.
이날 참석한 금융업계 CEO들은 현재 국내증시의 성장세가 거품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김신 SK증권 사장은 "올 것이 왔다"고 말하며 한마디로 정의내렸다. 김 사장은 "코스피 3000이 버블(거품)이라는 우려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14년 만에 2000에서 3000으로 올라왔고 코스피 디스카운트가 해결되고 있다고 보면, 지수가 1년 동안 많이 상승했다는 것만 가지고 버블을 말하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물자산이 세계와 비교해서도 낮지 않은 상황인데, 유독 한국 주식만 저평가가 지속됐다"며 "(증시가) 버블이라는 표현보다는 저평가의 단계로 들어서느냐 우려를 하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주식시장 활성화로 소위 버핏지수(명목 GDP 대비 시가총액)가 100%를 넘어서며 과열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다르게 본다"며 "혁신적이고 모험적인 사업에 적합한 자본시장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수가 많이 올랐음에도 여전히 상승여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김 사장은 "가치를 보는 패러다임이 현재보다 미래에 초점을 맞추게 변했기에 여력이 있다"며 "주요기업인 반도체나 2차전지, 자율주행 등이 앞서가고 있다. (증시가) 빠른 속도로 오른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활성화를 증시 활황의 요소 중 하나로 꼽으며, 안정적 수익이 가능한 시장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 것을 과제로 제시했다.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은 "개인의 정보 생산 능력을 지속적으로 높여주고, 크게 보면 금융신뢰를 회복해서 분산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누릴 수 있는 시장 생태계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시장 질서와 책임이 필요한 시기라며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자본시장을 위한 의무가, 투자자들에게는 적극적인 감시자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이사장은 "투자자들께 부탁하고 싶은 건 적극적인 주주 역할"이라며 "기업들이 반칙을 범하지 않는지 등을 감시하고 혁신을 주문하는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거래소도 할 일이 많은데 시장 소통을 강화하고 다양한 얘기를 종합해서 3000시대에 걸맞은 시장을 구현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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