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크론한텍 서초동 공사현장 인부 사망사고…"담당자 쉬는 중"

지난해 이영규 회장(왼쪽 위)이 이끄는 웰크론한텍의 공사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공사현장. /윤정원 기자, 웰크론그룹 홈페이지 화면 캡처

지난해 7월 흙막이 공사 도중 사망사고 발생

[더팩트|윤정원 기자] 이영규 웰크론그룹 회장이 이끄는 코스닥 상장 업체 웰크론한텍의 공사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뒤늦게 확인됐다. 6개월 전의 일이지만 최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관련 논란도 큰바, 웰크론한텍의 그간 사람 목숨을 잃은 사망사고가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연유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 빔에 끼어 인부 숨져…웰크론한텍 "당시 담당자 없다" 답변만

지난해 7월 2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1439-2·3번지 소재 공사현장에서는 인부 1명이 빔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공사는 토지개발 업체인 연암디벨로먼트가 발주한 것으로, 공사비는 약 100억 원 규모다. 지하 4층, 지상 10층, 1개 동, 연면적 7953.59㎡의 사옥을 짓는 게 골자다.

서초구청 도시관리국 건축과 관계자는 "작년 여름 일어난 사고는 흙막이 공사 도중 인부가 빔에 끼어서 사망한 사고로 확인된다"며 "현장 확인 후 구청에서 진행 가능한 감리와 처벌 등의 조치는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보상 절차 등 여타 사후 조치는 웰크론한텍 측에 직접 확인해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웰크론한텍 측에서는 사고 이후 보상 등의 수습이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웰크론한텍 건설 부문 관계자는 "당시 근무하던 담당자가 쉬고 있다. 저도 당시 담당자가 아니다. 이전 근무자가 언제까지 휴가일지도 모르고 확인이 불가능하다"라고만 말했다.

현재 서초동 공사 현장에서 근무 중인 소장 및 웰크론한텍 직원들 또한 "작년 사고 이후 인력이 모두 물갈이됐다. 우리도 그때 이곳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아니다. 보상절차가 완료됐다고만 안다"라고 설명했다. 공사 발주처인 연암디벨로먼트 측에서도 "지난해 여름,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것은 맞다"면서도 "시공사인 웰크론한텍에서도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지 않는데 우리가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는가"라고 답변했다.

다만, 공사 감리를 맡은 일건IS건축사사무소에서는 안전 관리에 더욱 힘쓰고 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관계자는 "사고 이후 현장 관리직들은 모두 인사 이동이 있었고, 안전 관리 측면에서 더욱 주의를 하고 있다. 장비 사용 시 안전 알림 장비 등도 투입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1439-2·3 소재 공사 현장. 향후 이곳에는 지하 4층, 지상 10층, 1개 동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윤정원 기자

◆ 끊이질 않는 산재 사망사고…강력해진 처벌 수위

지난해 웰크론한텍 사고 당시는 현재도 건설업계에서 떠들썩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한창 논의되던 때다. 작년 4월 29일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대형 화재로 38명이 목숨을 잃은 이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따르면 2001년~2019년 기준 연평균 산재 사망 노동자 발생횟수는 2323건에 달한다. 그러나 기존 법으로는 대형 사고로 큰 인명피해가 나더라도 대부분 업무상 과실치사죄로 처벌됐다. 업무상 과실치사죄의 법정 형량은 5년 이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이다.

건설현장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결국 이달 8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내년 1월 시행되는 중대재해법은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했다. 다만, 5명 미만 사업장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고, 50명 미만 사업장은 적용이 3년 유예된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범죄에 대한 처벌도 강화됐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지난 12일 발표한 산안법 양형기준안에 따르면 유사한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경우를 특별가중인자로 두어 선고 형량을 높이도록 했다.

기본형량 범위는 1년~2년 6개월이지만 특별가중인자가 2개 이상 존재하는 경우 7년까지, 특별가중인자가 2개 이상 존재하는 상황에서 재범의 경우 최대 징역 10년 6개월까지 선고하도록 했다. 사업주가 산재 발생 후에도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아 또다시 다수 사망자가 발생하는 일이 5년 이내 재차 일어날 경우 선고 형량의 하한은 징역 3년이다.

한편, 웰크론그룹의 주요종속회사인 웰크론한텍은 1994년 1월 1일 개인회사로 설립되고 1995년 1월 12일 법인으로 전환했다. 2008년 7월 18일 코스닥에 상장됐으며, 지난해에는 시공능력평가액 1966억 원을 기록하며 시평 137위에 안착했다. 전년(206위) 대비 69계단 뛰었다. 작년 3분기 기준 매출액은 1440억9941만 원이다. 2019년 기준으로는 매출액이 2707억6497만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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