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FDI, 전년 대비 11.1% 감소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11% 이상 줄면서 나타난 기록이다. 다만, 신고 기준 6년 연속 200억 달러를 달성해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FDI가 신고 기준 207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1.1% 감소했다고 밝혔다.
2년연속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으며, 투자 규모로 볼 때 신고기준 FDI가 2014년(190억 달러)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았다.
이같은 감소는 코로나19로 인해 투자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감염 확산세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상반기 신고기준 FDI(76억6000만 달러, -22.4%)는 전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이후 방역상황이 비교적 안정되기 시작한 하반기(130억9000만 달러, -2.8%)에는 소폭 감소에 그쳤다.
상반기 급감에 반해 하반기에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신고 기준 6년 연속 200억 달러를 달성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상반기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고 기준 200억 달러 돌파는 의미있는 숫자라는 판단이다.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FDI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9%가 감소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6년 연속 200억 달러대의 FDI유치에 성공해 안전한 투자처임을 확인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같은 환경 속에서도 빅데이터·바이오·인공지능 같은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산업 투자는 오히려 늘어났다. 지난해 신산업 투자 규모(신고기준)는 84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탄소중립 사회를 위한 그린뉴딜 분야 투자도 확대됐다.
반도체·2차전지·친환경차 부품 등 첨단 소재·부품·장비 투자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7.0%, 신고기준)해 선방했다. 소부장 투자 지속으로 일본 수출규제 대응과 첨단 기술 국산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신재생에너지 분야 FDI도 투자 규모는 작지만 전년 대비 2배 이상(101.4%, 신고기준) 늘었다. 신재생에너지·자원재순환 분야 인프라와 서비스 확대를 위한 투자 증가는 외국인투자가 친환경·저탄소 사회 전환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국가별로는 무역갈등을 겪고 있는 일본의 국내 투자가 지난해 큰 폭(-49.1%, 신고기준)으로 감소했다. 신고기준 미국(-34.5%)과 유럽연합(-33.8%) 감소폭도 두드러졌다.
반면 중국·홍콩·싱가포르 등 중화권(26.5%) 직접투자는 오히려 크게 늘었다. 중국은 신고기준으로 지난해 FDI가 19억9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두 배 넘게(102.8%) 증가했다.
한편, 올해부터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본격 시작됨에도 외국인직접투자는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는 올해 글로벌 FDI가 지난해에 이어 5~10% 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는 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새 행정부 등장, 영국 브렉시트 영향 등 투자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신산업, 첨단 소부장·R&D, 그린뉴딜 등 우리 산업 고도화에 기여하는 투자를 적극 발굴·유치해 FDI 플러스 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