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도 2087조 원 기록…사상 최고치 경신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코스피지수가 7일 종가 기준으로 30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삼천피'(코스피지수 3000선 진입을 의미하는 은어)시대가 열렸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성과가 개인투자자들의 주도 아래 이뤄졌으며, 국내기업의 실적 개선 등 국내증시 기초체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통해 이뤄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가 종가기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넘어섰다. 종가 기준 3000선 돌파는 현행 코스피를 발표한 이후 처음이며, 2000포인트에 진입한 지난 2007년 7월 25일 이후 13년 5개월 만이다.
코스피는 지난 6일에는 장중 3000선을 터치했지만 하락세를 보이다 마감한데 반해 이날은 장중 오름세를 유지하며 3000선을 지켜냈다. 지수는 전 거래일(2968.21)보다 63.47포인트(2.14%) 오른 3031.68에 마감했다.
종가기준 시가총액도 2087조 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역대 최초로 2000조 원을 상회한 수치며, 1000조 원을 넘어선 지난 2010년 9월 13일 이후 10년 4개월 만의 성과다.
코스피는 글로벌 증시에서 볼 때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해 3월 최저점(1457포인트)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G20 국가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여 증시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국내 증시 상승률은 30.8%이며, 이는 미국(16.3%)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지수는 최근에도 강한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23일 2년 6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2602포인트)를 경신한 후 전날인 7일까지 16.5% 상승했다. 이 역시 G20 국가 평균(7.1%)을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
이같은 상승에는 최근 경기 순환주 중심의 상승폭 확대가 주효했다. 미국 대선 종료, 브렉시트 타결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축소, 주요국 백신 접종 시작 등에 따라 경기 순환주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특히 반도체, 2차전지 등의 수출 회복세에 따른 올해 실적 기대감 등이 제조업 중심국인 우리나라 증시 견인에 영향을 미쳤다.
수급면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역할이 지대했다. 과거 개인들은 급락 시기에 매도하고 회복세에 팔아치우는 틀을 유지해 왔지만 지난해에는 연속적인 매수행렬에 나섰다. 최근 6개월간 개인이 압도적인 매수세를 보여 21조6000억 원을 사들였다. 특히 연말에 대거 순매도하던 패턴을 탈피해 지난해 12월 코스피 시장에서 3조6000억 원을 순매수하며 연말 랠리를 주도했다.
이에 개인의 거래규모와 증시 자금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 원이었다. 전년 대비 5조7000억 원 증가했으며, 거래비중은 65.8%로 전년대비 18.3%포인트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코스피 3000포인트 돌파에 대해 국내 기업 실적개선 등이 이끌어낸 긍정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 과열 논란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가 사상 최초로 3000선을 돌파했다는 것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기반한 수출 증가와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등 우리 증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반영된 결과다"고 말했다.
반면 조정에 대한 가능성은 열려있으며 일부 경제 회복세가 둔화 될 요인도 남아있다고 조언했다.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 전반의 역사적 고평가 수준 도달, 그리고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조정 가능성 등은 리스크 요인이다"며 "코로나19 백신 보급 지연 및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등에 따라 경제 회복세 둔화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