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임일순 대표, 이달 퇴임…"CEO 공백 최소화"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가 7일 임원 회의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민주 기자, 홈플러스 제공

유통업체 최초 여성 CEO…'비정규직 제로 일등공신' 평가

[더팩트|이민주 기자]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가 취임 3년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다.

7일 홈플러스는 임 대표가 이날 임원들이 참여한 화상회의에서 사임 의사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중요하고 어려운 시기에 떠나게 되어 임직원과 주주사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남은 임직원분들께서 홈플러스가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올라인 전략을 지속적으로 잘 수행 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임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이달 중순 경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1회계연도(2021년 3월~2022년 2월) 사업전략에 대한 최종승인일이 1월 중순이기 때문이다.

임 대표은 이미 지난 하반기부터 "개인적인 사유"로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이를 만류했으나 최근 이를 수용했다.

임 사장은 개인적인 사유로 고용 계약 종료를 먼저 요청했고, 회사 측은 몇 차례 만류했지만 그동안의 노고와 성과에 감사하며 임 사장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측은 각 사업부문장을 중심으로 완성된 2021년 사업전략을 실행함에 있어 경영공백이 발생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 사장은 국내 대형마트 업계를 포함한 유통업계 최초의 여성 CEO로, 국내 유통업계에서 오너가(家)를 제외한 인물 중 처음으로 '유리천장'을 깬 주인공이다.

임 사장은 2015년 11월 재무부문장(CFO, 부사장)으로 홈플러스와 인연을 맺었으며, 2년 뒤인 2017년 5월 경영지원부문장(COO, 수석부사장)을 거쳐 같은 해 10월 대표이사 사장(CEO)으로 승진했다.

임 사장은 재임기간 중 국내 산업계의 비정규직 제로(zero)의 첫걸음을 떼기도 했다. 대표로 임명된 지 2년 만인 2019년 7월 홈플러스의 무기계약직 직원 약 1만5000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오프라인 대형마트 중심의 홈플러스를 온라인과 융합된 '올라인(All-Line) 미래유통기업'으로 전환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프라인에서는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의 장점을 결합한 효율화 모델 '홈플러스 스페셜' 점포를 성공적으로 출범시켰으며, 대형마트 내 입점된 테넌트를 지역 밀착형 커뮤니티 몰 '코너스'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이외에도 근린 포맷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신선식품과 간편식, 먹거리 중심의 고객친화 포맷으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오프라인 전 점포를 온라인 물류거점으로 전략화했으며, 온라인 수요가 높은 일부 지역에는 오프라인 점포 내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풀필먼트 센터(Fulfilment Center)'를 조성하며 몰려드는 온라인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했다.

미래 유통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도 현격한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버넌스(Governance)와 윤리적 준거 지표를 끌어올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사업 투명성을 확보했다. 상품의 차별화를 위해, 신선식품에 대한 질적 향상과 유지, 글로벌 소싱에 기반한 PB 상품 개발에 집중했다. 또한 데이터에 기반한 유통경영에 박차를 가하고자 전방위적인 데이터 인프라를 3년에 걸쳐 구축했다.

홈플러스 고위 관계자는 "임 사장은 유통사업에 대한 인사이트가 깊고 전략과 실행에 뛰어난 전문경영인으로서 홈플러스를 미래 유통기업으로써의 탈바꿈시켰다"며 "CEO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이미 2021년 전반적인 사업전략과 방향까지 완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홈플러스는 현재 신임 대표이사 사장을 맡을 인물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역량과 경험을 갖춘 다수의 후보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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