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앞둔 하나 지성규·우리 권광석…'연임'에 무게

지성규(왼쪽)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 만료가 도래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은 두 행장 모두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더팩트 DB·우리은행 제공

지성규 행장, 디지털·글로벌 사업서 좋은 성과보여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이들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3월 임기가 만료한다. 업계는 지성규 행장이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성규 행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저금리 기조에도 안정적인 실적으로 하나은행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16.3% 증가한 5914억 원을 기록했다.

지성규 행장은 디지털 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에 심혈을 기울여 스마트폰과 신분증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단 3분만에 간편하게 은행거래를 시작할 수 있게 했다.

해당 서비스로 인해 하나은행의 앱 이용고객이 전년대비 40%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달 10일에는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 주최 웹어워드 코리아 2020의 모바일웹 부문 정보서비스 분야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하나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얼굴인증 서비스'를 도입해 휴대폰 종류와 상관없이 얼굴인증만으로도 1초 만에 간단하게 로그인 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지성규 행장은 해외 사업에도 총력을 기울여 왔다. 중국 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지난해 8월 중국 온라인 여행플랫폼인 씨트립과 제휴해 디지털 모바일 대출을 내놨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글로벌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의 앤트그룹과 협약해 전용 모바일 지점을 개점했다.

실적 역시 좋았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8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0%나 급증했다.

우리금융은 이달 중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2월 결론을 내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DB

◆조직 안정·디지털 강화 힘쓴 권광석 우리은행장…유력한 행장 경쟁자들도 이미 거취 정해져

지난해 3월부터 우리은행을 이끌어 온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우리금융은 이달 중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2월 결론을 내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권광석 행장은 취임 이후 조직 안정화에 주력했다. 그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혼란스럽던 조직을 추스리고,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피해기업에 대한 보상에 적극 나서는 소비자보호에 힘쓰는 등 신뢰도 제고에 힘썼다.

또한 디지털 강화에도 주력했다. 권 행장은 지난해 7월 디지털 전략 수립과 디지털 마케팅·채널을 총괄 관리하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추진단을 신설하고 DT 과제를 발굴해왔다. 뿐만 아니라 마이데이터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2일 마이데이터사업자 예비허가를 받았으며, 오는 2월부터 본격적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시행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우리은행 행장 후보로 거론되던 후보자들의 거취가 분명해진 점도 권 행장의 연임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권광석 행장과 함께 우리은행장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김정기 우리금융지주 사업관리부문 부사장은 우리카드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며, 손태승 회장이 우리은행 글로벌부문장 시절부터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상무로 손발을 맞춰온 박경훈 우리금융지주 재무부문 부사장은 아주캐피탈 대표이사로 추천됐다.

다만, 실적 부진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월 대비 11.1% 감소한 1조1660억 원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좋은 경영성과를 내고 있는 행장을 굳이 바꿀 이유는 없다"며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 '안정'에 무게를 두지 않겠나.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두 행장 모두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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