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발표한 재계 총수들…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현장 경영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재계 5대 그룹 총수들은 4일 미래 성장을 위한 경영 방향성을 담은 '신년 메시지'를 내놨다. 이날 총수들의 신년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비대면 오프라인 시무식이 개최되지 않은 탓에 영상 또는 이메일 형태로 임직원들에게 전달됐다.
◆ 삼성 "미래 10년 내다보며 새로운 준비"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 고동진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이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참석하는 '2021 온라인 시무식'을 진행했다. 신년사는 시무식에 참석하지 않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대신 김기남 부회장이 맡았다.
김기남 부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사회·경제 전반의 변화가 촉진되고, 신기술·신사업이 부상하는 상황과 관련해 "이러한 변화 물결 속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2021년은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원년이 돼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전과 혁신'이 살아 숨 쉬는 창조적 기업으로 변모해 혁신의 리더십과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업계 판도를 주도해나가자"며 "차세대 신성장 분야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미래 10년을 내다보며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김기남 부회장은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준법 문화의 정착과 산업재해 예방이라는 사회적 요구에도 적극 부응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며 조금씩 신뢰를 확대, 나아가 100년 기업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기남 부회장은 또 "특히 안전은 타협의 대상이 아닌 필수적인 가치임을 인지해 안전 수칙 준수와 사고 예방 활동에 적극 동참하자"고 요청했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새해 첫 경영 행보로 반도체 사업 점검에 나섰다. 평택 2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후, 반도체 부문 사장단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현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새해를 맞아 새로운 삼성으로 도약하자. 함께 하면 미래를 활짝 열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협력회사,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말했다.
◆ 현대차 "신성장 동력으로 대전환"
정의선 현대자동차(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메일로 전한 '새해 메시지'를 통해 올해를 '신성장 동력으로의 대전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미래 그룹 운명을 좌우할 △친환경 △미래 기술 △사업 경쟁력 영역에서 성과를 내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정의선 회장은 "변화를 미리 준비한 기업만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우선 경영 실천 과제로 △친환경 시장 지배력 확대 △미래 기술 역량 확보 △그룹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제시했다.
또한, 정의선 회장은 과거와 현재, 미래에도 중요한 가치인 '품질·안전'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그는 "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 존중의 첫걸음인 품질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그룹 전 부문의 임직원과 협력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일치단결해 품질과 안전에 대해서는 다른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는 자세로 완벽함을 추구할 때 비로소 고객이 우리를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정의선 회장은 지난 3일 현대차 울산공장 협력업체 직원의 사망 사고와 관련해 애도를 표했다. 정의선 회장은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안전한 환경 조성과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전 임직원들은 다시 한번 안전에 대한 의식을 확고히 고취하고, 안전한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해 다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 SK "사회와 공감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 필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SK 전체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신년 인사를 전했다.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당부 메시지로는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기후 변화나 팬데믹 같은 대재난은 사회 가장 약한 곳을 먼저 무너뜨리고, 이로 인한 사회 문제로부터 기업도 자유로울 수 없다"며 "기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SK 역량과 자산을 활용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여건들이 우리의 행복추구를 저해하지 못하도록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도전과 패기,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기초로 힘과 마음을 모아보자"고 말했다.
◆ LG "고객이 미래"…세밀한 이해·공감·집요함 강조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 'LG 2021 새해 편지'를 LG 구성원에게 전달했다. 핵심은 LG의 미래를 결정 짓는 것이 '고객'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구광모 회장은 취임 이후 2019년 첫 신년사에서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이라고 제시한 뒤 고객 가치 경영 메시지를 지속 구체화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올해 LG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더욱 개인화되고 소비 패턴도 훨씬 빠르게 변하면서 고객 안에 숨겨진 마음을 읽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이제는 고객을 더 세밀히 이해하고 마음속 열망을 찾아, 이것을 현실로 만들어 고객 감동을 키워갈 때"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구광모 회장은 신년 메시지의 첫 번째 포인트로 '초세분화를 통한 고객 이해와 공감'을 강조했다. 그는 "고객을 촘촘히 쪼개서 보며 그렇게 세분화된 고객별로 각각의 니즈를 깊고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평범하고 보편적인 니즈가 아니라 고객을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니즈를 찾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모든 경험 여정을 세밀히 이해하고, 라이프스타일부터 가치관까지 고객의 삶에 더 깊이 공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포인트로는 '고객 감동을 완성해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일'을 제시했다. 구광모 회장은 "고객 인사이트를 어떻게 구체적인 가치로 제품, 서비스에 반영할지 넓고 다양하게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때 AI, 빅데이터 같은 디지털 기술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존의 틀과 방식을 넘는 새로운 시도가 작지만 중요한 차이를 만들고 비로소 고객 감동을 완성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더 많은 고객에게 감동을 확산하며, 팬층을 두껍게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세 번째 포인트로는 '고객 감동을 향한 집요함'을 강조했다. 구광모 회장은 "이 모든 일에 가장 필요한 것은 고객 감동을 향한 집요한 마음"이라며 "고객이 감동하고 열광할 때까지는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는 집요함으로 작은 것 하나부터 정성스레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롯데 "강력한 실행력 통해 10년 후에도 일하고 싶은 회사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새롭게 오픈한 그룹 포털 홈페이지에 신년사를 공유, "강력한 실행력으로 5년 후, 10년 후에도 일하고 싶은 회사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또 "지금까지 우리는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할 정도로 탄탄한 경쟁력을 쌓아왔다고 자부했지만, 유례없는 상황에 핵심 역량이 제 기능을 발휘했는지 돌아보자"고 제안하며 세 가지 사항을 당부했다.
첫 번째로는 "그동안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지금껏 간과했던 위험 요소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자"며 강력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한 시너지 창출을 요구했다. 신동빈 회장은 "주변 위험 요인에 위축되지 말고 각 회사가 가진 장점과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만드는 데 집중해달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때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된 자세와 경기회복을 주도하겠다는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며 위기 극복을 위한 임직원들의 자율적 참여를 촉구했다. "유능한 인재들이 베스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는 약속도 했다.
신동빈 회장은 끝으로 "고객과 사회로부터 받은 신뢰를 소중히 지켜나가며, 긴 안목으로 환경과의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스타트업을 비롯한 다양한 파트너들과 경계를 허물고 소통하며,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협업 생태계를 만들어가자"며 지속성장을 위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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