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축소되지만, 상품성으로 승부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지난해 국내 산업 전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다. 수입차 업계는 코로나19 역풍 속에서도 대체로 실적 선방에 성공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도 코로나19 여파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입차 업계는 전기차를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2020년 역대 최대 판매 전망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24만3440대가 신규등록됐다. 전년 같은 기간 21만4708대와 비교하면 13.4% 성장했다. 11월까지 신규등록 대수는 지난해 총 신규등록 대수(24만4780대)에 육박하는 수치이며 2018년(26만705대) 기록한 사상 최대 판매실적을 경신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경기가 꽁꽁 얼어붙어 있지만 수입차 시장에서는 훈풍이 불었다. 수입차 판매가 증가한 요인으로는 연말까지 이어진 개별소비세 인하와 각 브랜드의 다양한 신차, 물량확보, 공격적인 프로모션 등이 꼽힌다.
수입차 업계는 올해에도 다양한 신차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수소차 등 미래차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2021년 수입 전기차 시장 춘추전국시대 개막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20만대를 기록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약 110배 성장했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2021∼2030년 사이 세계 전기차 시장이 연평균 21%씩 폭풍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 전기차 시장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3128대(테슬라 제외)로 전년 대비 74.7% 증가했다. 핵심 부품인 배터리 가격은 낮아지고 성능은 좋아지고 있어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은 올해 전기차 시장에 사활을 건다. 수입차 업계 1위 메르세데스-벤츠는 순수 전기차 브랜드 'EQ'를 중심으로 전동화 라인업에 힘을 준다. 지난해 EQ 브랜드의 첫 전기차인 '더 뉴 EQC'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EQA'와 'EQS'를 선보일 예정이다.
EQA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A' 모델을 기반으로 한 콤팩트 전기차다. 1회 충전으로 약 402㎞를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모터의 출력은 트림에 따라 204마력(150kW), 272마력(200kW), 340마력(250kW) 등으로 나누어진다.
EQA는 GLA를 기반으로 하지만 디자인은 차별화를 보일 전망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앞서 EQC를 통해 전기차 디자인을 새롭게 정의한 바 있다. 라디에이터그릴부터 전면 램프를 하나로 이은 통합형 디자인이 예상되고 있다. 독일 현지에서는 EQA의 판매가격을 4만5000유로(약 6140만 원)로 예상하고 있다.
콘셉트카 '비전 EQS'의 양산형 모델 EQS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인 세단 S클래스를 기반으로 한다. EQS의 완충 시 주행거리는 약 700㎞에 달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고 출력은 600마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EQS의 디자인은 헤드램프와 그릴이 통합된 디자인이 적용되며 전반적으로 볼륨감을 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4분기에 'iX3'와 'iX'를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iX3는 중형 SUV 'X3'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로 210kW의 출력을 바탕으로 400~500㎞ 수준의 주행이 가능하다.
iX는 기존 'i3'의 잇는 전기차 전용 모델이다. SUV처럼 넉넉한 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1회 충전으로 600km 넘는 거리를 달릴 수 있다. 최고 출력은 약 500마력을 발휘한다.
아우디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e-트론 스포트백 55'를 올해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아우디가 e-트론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전기차 모델이다. 폭스바겐은 2022년 국내에 첫 전기차 'ID.4'를 출시할 예정이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e-트론 스포트백 55를 시작으로 향후 3년간 8종의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여가 활동과 국내 여행이 늘면서 SUV와 CUV의 인기가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수입차 브랜드들이 소비자 니즈에 맞춰 전기 SUV·CUV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수입 전기차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따라 올해 일부 프리미엄 전기차는 보조금이 줄어들거나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며 "브랜드들은 전기차의 상품성과 프로모션 등을 통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부의 2021년 전기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안에 따르면 차량가격이 6000만 원 미만인 차량은 보조금 전액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6000만~9000만 원 미만 차량의 경우에는 보조금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9000만 원이 넘으면 아예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보조금 지급 가능 차량가격은 부가세를 제외한 기준이다.
환경부는 오는 19일까지 새로운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이후, 해당 지침안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