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 13개 기업 공모 예정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지난해 뜨거웠던 기업공개(IPO) 시장의 열기가 올해도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는 새해 벽두인 1월부터 공모를 기다리는 업체들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지난해 대어로 꼽힌 기업보다 기업가치가 큰 업체들의 시장 입성도 기대를 모은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축년인 올해 1월 공모 규모(공모 희망 밴드 하단 기준)는 약 7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19년 1월 공모금액이 1542억 원, 지난해 1월에는 102억 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매우 큰 액수다.

이달은 지난해 상장 일정을 미룬 엔비티를 필두로 선진뷰티사이언스 등 다수 업체가 증시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이달 중 공모에 나서는 기업은 엔비티, 선진뷰티사이언스, 씨이랩, 모비릭스, 씨앤투스성진, 핑거, 솔루엠, 레인보우로보틱스, 와이더플래닛,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아이퀘스트, 유일에너테크, 뷰노 등 13개 업체다.

공모에 나서는 기업들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올해 시장에 나타난 첫 대어급 기업인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 업종이기 때문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지난 2015년 싱가포르에 설립한 항체의약품 개발 제약회사로 현재 8종의 바이오시밀러와 2종의 바이오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총 공모주식 수는 1534만1640주로 공모 희망 밴드는 2만5000~3만2000원이다.

중대형급 딜로 주목받는 솔루엠의 공모도 시장의 관심이 높다. 솔루엠은 2015년 삼성전기에서 분사해 설립한 전자부품 제조기업으로, 전체 매출의 80% 가량이 삼성전자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이 8120억 원, 영업이익은 458억 원으로 연매출 1조 원 달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총 공모주식 수는 640만주, 주당 공모 희망 가격은 1만3700~1만5500원이다.

1월 이후 올해 중 시장에 상장할 대어급 업체들에도 시선이 모인다. 올해는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 제작사인 크래프톤을 비롯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대어급 업체들이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또한 카카오페이지, LG에너지솔루션, 원스토어, ADT캡스,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이 올해 상장을 준비 중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다수 업체 기업가치가 조(兆) 단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증권가에서 예상 중인 기업가치는 LG에너지솔루션 40~50조 원, 크래프톤 20~30조 원, 카카오뱅크 6~40조 원, 카카오페이 7~10조 원, 카카오페이지 2~4조 원, SK바이오사이언스 3조 원이다.

한편 이달부터 나타날 공모주 청약 주식 배정 변화 등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증권신고서 최초 제출건부터 일반투자자 균등 배정방식이 도입되며 배정물량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개인 투자자에게 배정되는 공모주 물량이 기존 20%에서 30%로 늘어난다. 또한 최소 증거금 이상을 납입하면 모든 청약자에게 동등하게 배정되는 '균등 배분'방식도 적용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예정된 업체들이 서로 일정이 겹치지 않게 하다보니 1월부터 공모 기업이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최근 유동성 등에 힘입어 올해 IPO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지수의 가파른 상승세를 등 증시 분위기가 비교적 밝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어 공모에도 많은 기업들이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공모 추진 기업이 많은데다 가급적 대어급과 겹치지 않으려는 업체들로 인해 상대적으로 IPO시장 비수기인 1월부터 시장이 붐비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국내 증시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올해 IPO시장도 지난해처럼 호황이 예상된다"며 "특히 올해는 공모주 투자 환경이 개선되는 등 변화가 생겨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