숍인숍 입점부터 '라방' 협업까지…금융권 "시너지 효과로 4분기 흑자" 예상
[더팩트|이민주 기자]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주도하는 온·오프라인 협력 프로젝트에 속도가 붙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에서 판매하던 이마트 상품을 SSG닷컴 '라이브 방송'으로 판매하고, 한우를 비롯한 이마트의 차별화된 그로서리(식료품)를 SSG닷컴 새벽배송으로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SSG닷컴)과 오프라인(이마트)을 망라하는 '옴니채널' 구축 작업이 한창이다.
28일 이마트와 SSG닷컴은 '클릭 앤 콜렉트' 기반의 비대면 '매장픽업 서비스'를 시범운영 한다고 밝혔다.
매장픽업 서비스는 고객이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집 근처 이마트에서 상품을 찾아가는 서비스다. 주문한 당일 상품을 픽업할 수 있다. 이마트는 지난 23일부터 성수점과 서수원점 두 곳에서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SSG닷컴에 입력된 주소지가 이마트 성수점과 서수원점 부근일 경우, 쓱배송 상품에 한해 매장픽업 선택이 가능하다. 매일 자정부터 오후 4시까지 주문이 가능하며, 오후 12시에서 오후 8시까지 이마트 고객주차장 내 지정된 픽업 장소에서 상품을 찾아가면 된다. 지난 23~26일까지 점포당 하루 주문량은 10~20여 건으로 점진적으로 주문량이 늘고 있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SSG닷컴과 자사의 가용 자원을 활용해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번 서비스를 도입했다"라며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방역 대책이 강화되는 가운데 이번 서비스 도입으로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면서도 고객 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양사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마트와 SSG닷컴은 최근 '차별화된 쇼핑 경험 선사'를 목표로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는 이마트 매장에서만 판매하던 프리미엄 등급의 브랜드 한우·한돈 상품을 새벽배송으로 선보이고 있다.
9일 SSG닷컴은 '이마트 미트센터'를 통해 가공되는 '횡성축협한우'와 '1등급 한돈' 등 총 36종 상품의 새벽배송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간 횡성축협한우와 1등급 한돈 상품은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판매됐다.
'그로서리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SSG닷컴이 오프라인 이마트에서 유통하는 고품질의 신선식품을 SSG닷컴으로 들여와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양사 간 적극적인 협업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SSG닷컴이 '스타벅스 온라인샵'을 오픈하면서 새벽배송 주문량과 신규고객 수가 모두 상승곡선을 그렸다. SSG닷컴은 지난달 25일 이마트 자회사 스타벅스 온라인샵을 열었다. 온라인몰에서 음료나 상품 쿠폰이 판매된 적은 있지만 스타벅스가 직접 공급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SG닷컴은 자사 사이트 내 '스타벅스 탭(TAB)'을 별도로 만들어 인기 푸드 메뉴 및 MD 80여 종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스타벅스 온라인숍 단독 상품 '그린 스토조 실리콘 콜드컵'은 판매 개시 5분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스타벅스 온라인샵 오픈은 곧 SSG닷컴 새벽배송 주문량과 매출, 신규고객 증가로 이어졌다.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 11월 25~29일 새벽배송 주문 건수는 전주 대비 10%, 매출은 20% 늘었다. 26일 새벽배송 매출은 전주 동요일 대비 30%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또 이 기간 새벽배송을 처음 이용하는 신규고객 수는 80% 넘게 급증했다.
SSG닷컴과 이마트의 옴니채널화 전략은 올해 신세계그룹이 단행한 인사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강 대표는 지난 10월 신세계그룹 이마트 부문 정기인사에서 SSG닷컴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이에 따라 강 대표는 이마트와 SSG닷컴 대표를 겸직 중이다.
신세계그룹은 인사 배경과 관련해 "경영 환경 극복에 초점을 맞춰 우수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라며 "라인 역량 강화와 온·오프라인 시너지 창출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에서 월마트를 비롯한 글로벌 유통기업의 컨설팅을 맡았으며, 10년 가까이 이마트의 경영 자문을 담당했다. 강 대표는 당시에도 월마트의 옴니채널 전략을 이마트에 도입해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알려졌다.
실제 강 대표의 겸직 이후 양사의 사업 협력에 발동이 걸린 분위기다. 매장픽업 서비스나 그로서리 새벽배송 확대 외에도 라이브 커머스 등을 통한 단발성 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SSG닷컴은 지난 10~16일 자사 라이브 커머스 채널 '쓱라이브 채널'을 통해 이마트 월계점 토이킹덤 매장 라이브 판매 방송을 진행했다. 지난달 5일에는 라이브 방송으로 행사 상품을 소개하는 '전단 라이브' 콘텐츠를 선보인 바 있다.
업계 역시 이마트의 옴니 채널 변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4분기 이마트 온·오프라인 시너지가 본격화됐다며, 영업이익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B금융투자 '유통 2021 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이마트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조2299억 원, 영업이익 555억 원으로 추정된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이마트 4분기 추정 매출액이 4.7% 증가한 5조4552억 원, 영업이익은 442억 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마트의 온라인 채널 매출의 약 27%가 할인점 물류센터인 PP센터로부터 발생하고 있다"며 "오프라인 활동 위축으로 할인점 매출 타격이 우려되지만, 온라인 채널 매출이 이를 메우는 모습이다.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증명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마트가 자사 경쟁력을 신선식품으로 삼은 것 같다며 "전략적으로 각사의 장점과 핵심 경쟁력을 기반으로 협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