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이한림·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5인 이상 집합금지, 외식업계 '울고' 식품업계 '웃고'

[더팩트ㅣ정리=정소양 기자] -다사다난했던 2020년의 마지막 주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경제계에서는 다양한 소식이 있었습니다. 우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변창흠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구체적인 부동산 정책 방향을 쏟아냈는데요. 변창흠 후보자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 집값을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5인 이상 집합금지가 가장 큰 이슈였습니다. 연말연시 모임 예약이 많이 취소되면서 외식업계는 큰 타격을 받은 반면에 식품업계는 웃음을 지었다고 합니다.

-금융권에서는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株를 주목했습니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상속세가 확정되면서 배당 관련 기대감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 주가 변동이 본격화됐기 때문입니다. IT업계에서는 2400조 원이 넘는 시총을 확보한 '매머드급' IT 기업 애플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먼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뒷이야기부터 들어볼까요.

◆ 변창흠 후보자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을 바꿀 수 있을까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부동산 시장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변창흠 후보자가 구체적인 부동산 정책 방향을 쏟아냈기 때문인데요. 핵심은 무엇이었나요.

-네 지난 23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변창흠 후보자는 도심 고밀개발과 시세반값 공공자가주택 공급, 이익환수 및 규제강화 등 부동산 정책 밑그림을 제시했습니다.

-무엇보다 변창흠 후보자의 부동산 정책의 큰 틀은 규제 강화라고 보는 시선이 있습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발의한 '1가구 1주택' 제도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을 내면서 김현미 장관보다 더 강력한 규제 카드를 꺼내 드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앞서 진성준 의원은 '1가구 1주택'을 주거 정책 원칙으로 규정하는 주거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법안에는 1가구가 1주택을 보유·거주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는 내용과 무주택·실거주자 우선 공급, 자산 증식 및 투기 목적 활용 금지 원칙 등의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이 개정안이 알려지자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과잉 입법이라는 논란이 있었는데요. 변창흠 후보자는 "(1가구 1주택) 법안을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 기본적으로 찬성은 한다"며 "모든 국민이 주택을 보유할 수 있도록 법안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진성준 의원을 지지했습니다.

-변창흠 후보자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 집값을 잡을 수 있을까요?

-변창흠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이후 기존 부동산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변창흠 후보자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집값 안정에 나서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는데요. 규제지역 지정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더 강력한 규제를 동원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 도심의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해서는 역세권 범위를 500m로 확대하고 평균 용적률을 300% 수준으로 높인다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기도 했습니다. 공급의 주체는 공공이며 재건축 용적률 완화는 어디까지나 공공 참여를 전제로 했습니다. 개발이익은 사회적으로 공유한다는 뜻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또 징벌적 과세라는 지적을 받는 보유세는 강화하고, 대출 규제는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전월세 대란을 부른 임대차 3법은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김현미 장관이 추진했던 부동산 정책 기조를 이어가거나 더 강력한 규제를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야권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24번에 걸친 부동산 대책이 실패했다고 비난하고 있는데요. 변창흠 후보자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우려를 내놓고 있습니다. 시장은 정부 정책과 장관의 말에 신뢰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장관 교체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요. 하지만 앞선 장관과 같은 정책 기조라면 교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변창흠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당론을 채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청문보고서 채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5인 이상 집합금지, 집밥 웃고 밥집 울고…희비 엇갈린 식품업계

-지난주 유통업계에서는 5인 이상 집합금지가 가장 큰 이슈였습니다. 지난 23일 수도권을 시작으로 24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됐는데요. 외식업계와 식품업계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는데 분위기는 어땠나요?

-외식업계 분위기는 침울, 그 자체였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오후 9시 이후 매장 내 식사가 금지되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는데 5인이상 집합금지 명령까지 시행되면서 방문객이 더욱 줄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군요. 그나마 점심 장사로 버티던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특히나 클 것 같습니다. 또 연말연시 모임 예약도 많이 취소됐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맞습니다. 서울 시내에 있는 한 프랜차이즈 뷔페의 경우 연말 예약이 80%나 취소됐다고 합니다. 뷔페의 경우 단체손님이 많기에 더욱 큰 타격을 입었는데요. 뿐만 아니라 일반 식당들은 임대료, 재료비도 안 나오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배달 주문량과 테이크아웃이 주문이 급증했다고 하는데요. 매출 타격을 상쇄할 정도는 안 되나요?

-네. 사실 높은 수수료와 변동비로 인해 배달 주문이 늘어난다고 해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배달 서비스를 안 할 수도 없기에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안타깝군요. 그런데 식품업계는 외식업계와는 다소 다른 분위기라고 하던데요.

-맞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집밥을 찾는 이들이 더욱 늘어나면서 조리시간이 짧고 간편한 HMR(가정간편식), 밀키트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연말을 맞아 소규모로 홈파티를 진행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파티용 밀키트 세트 판매량도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지만 반사이익을 제대로 누리고 있다고 하네요.

-다만 같은 식품업계라고 해도 식자재 사업과 급식업을 하는 업체의 경우 근심이 깊다고 하는 데다 반복되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매출 부진도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내부에서는 HMR 개발, 온라인시장 확장 등 대안을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네요.

◆ 배당 확대 기대감에 삼성전자 그룹株 '훨훨'…배당금은 얼마?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지난 주 삼성전자를 비롯해 계열사들의 주가 상승 폭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네. 지난주 고 이건희 회장의 상속세가 확정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 주가 변동이 본격화됐습니다. 지난 22일 확정된 이 회장의 상속세는 주식재산부분만 11조366억 원에 이릅니다. 부동산분까지 포함하면 12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앞서 LG그룹 상속세의 12배에 달하는 금액이고요, 국내 상속세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엄청난 액수네요. 이 회장의 상속세가 확정되면서 상속인들의 상속세 납부방식과 재원마련방법에 대중들의 관심이 커지겠는데요.

-그렇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상속인들은 납부 방식으로 연부연납 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5년 동안 나눠 내는 건데요. 연부연납방식을 선택하더라도 매년 내야 할 금액만 2조 원씩 됩니다.

-상속 후 삼성 오너 일가의 배당소득 규모는 7000억 원 수준이고요, 배당을 확대하면 그만큼 세 부담을 낮출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과 상속인들이 재원마련책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의 배당을 확대할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감이 실리는 겁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주 중에서 어느 회사 주가가 많이 상승했나요?

-배당 관련 기대감이 가장 많이 향한 곳은 상속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입니다. 두 회사 주가는 이 회장 상속세 확정 다음 날인 23일에 일제히 상승하며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삼성전자에 기대가 가장 큽니다. 특히 지난 24일에는 삼성전자가 역대 최고치를 한 번 더 경신했습니다. 전 거래일 대비 5.28% 상승해 7만7800원까지 올랐는데요. 삼성전자는 앞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발생한 잉여현금흐름의 50%를 현금배당 등 주주환원에 사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내년 초 특별배당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를 밀어 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배당확대 기대감에 계열사들의 주가도 동반랠리를 보였습니다. 같은 날 삼성전자우는 4.15%, 삼성SDI는 1.62%, 삼성물산은 1.46%, 삼성생명은 1.99%씩 각각 올랐습니다.

-배당금은 얼마나 받게 될까요?

-배당락일 전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하면 내년 배당일이 도래했을 때 주당 분기배당금(354원)에 더해 특별배당을 받을 권리가 생깁니다. 정확한 특별배당액은 올해 결산이 끝나야 알 수 있지만 배당수익률 2% 내외, 최소 주당 1200~1600원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배당락일(배당금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날)은 29일이기 때문에 배당을 받으시려면 오는 28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합니다.

◆애플이 쏘아 올린 '전기차 프로젝트'…전 세계 '들썩'

-이번에는 IT업계 소식을 들어보죠. 지난 한 주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산업계의 눈이 애플에 쏠렸습니다. 2400조 원이 넘는 시총을 확보한 '매머드급' IT 기업 애플의 전기차 시장 진출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인데요.

-혁신의 아이콘으로 평가받는 '아이폰'을 탄생시킨 애플이기에 이미 업계에서는 '아이카(애플 전기차 가칭)'가 디자인과 기능 모든 부분에서 기존 자동차의 정의를 완전히 바꿀 혁신적 모빌리티가 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옵니다.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게시판 등에는 "몇 년만 있으면 가로수길(애플스토어)에서 줄 서서 차를 살지도 모르겠다"는 누리꾼들의 글들도 심심찮게 올라왔죠.

-평범함을 거부해 왔던 애플 행보를 고려하면, 이런 기대도 이상할 것 없어 보이는데요. 애플의 새 도전 소식에 전 세계 주식 시장도 들썩였죠?

-맞습니다. 애플은 오는 2024년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두고 있는데요.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 핵심 부품 라이다 센서 제조사들의 주가가 말 그대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는데요. 나스닥에 상장된 라이다 업계 1위 벨로다인의 경우 애플의 전기차 진출 소식이 알려진 지난 21일(현지시간) 주가가 전일 대비 23%가량 올랐습니다. 반면, 현재 전기차 1위 기업인 테슬라는 주가가 내리막 곡선을 그렸죠.

-코스피 시장도 영향이 있었다는 분석인데요. 지난 23일 LG전자가 캐나다의 글로벌 자동차 부품 회사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10억 달러(약 1조1092억 원)를 투자, 전기차 부품을 생산하는 합작법인(조인트벤처)을 설립한다고 발표하면서 LG전자와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그룹 전자계열사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렸죠.

-LG전자 처럼 무거운 주식이 23일 29.61%까지 치솟아 12년 만에 처음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는데요. "살다살다 LG전자가 상한가 가는 것은 처음 본다"란 말들이 많았습니다. LG그룹의 전기차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무엇보다 업계에서는 새로 탄생할 합작법인이 애플이 생산할 전기차에 부품을 납품할 가능성에 거는 기대심리가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죠. 실제로 마그마 인터내셔널은 2014년 애플이 출범한 자율주행차 사업 '프로젝트 타이탄'의 협력사라는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상에 없던 주가 급등에 이날 인터넷 주요 포털 LG전자 종목 게시판 등에는 "애플과 LG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줬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사실 주식 시장 못지않게 애플 전기차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곳은 기존 완성차 업체들입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내년 상반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전기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고,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글로벌 고급차 브랜드도 앞다퉈 라인업 확대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미 테슬라의 기세에 전기차 시장에서 '후발주자'가 돼 버린 기존 완성차 업체들로서는 테슬라보다 몸집이 3배 이상 큰 애플의 가세가 반가울 리 없을 것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으니 미래 전기차 시장에서 누가 '게임 체인저'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네요.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