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이상 고위직 9명 가운데 7명이 변 후보자 동문·지인
[더팩트|윤정원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시절 지인 채용 의혹과 관련해 "전문가 채용은 서울시 권장사항이었다"고 답변했다.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에서 진행된 제383회 국회(임시회) 제2차 국토교통위원회(인사청문회)에서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변 후보자가 SH 재임 시절 권력을 사리사욕에 이용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과거 서울시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여전히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전 공모가 없었다면 채용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이종배 의원은 "2014년 11월 취임하고 12월 10일에 개방형 직위를 넣어 고위직 전문가 채용을 처음 도입하신 걸로 안다. 하지만 뽑힌 이들 중에 서울대, 환경대학원, 변 후보자가 있던 연구소 출신이 많다. 학력 자격기준을 갖추지 못 해 본래 접수 자체가 안 되는 사람도 있는데 어떻게 1급으로 채용을 했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쟁 대상 없이 '나홀로' 지원서를 제출해 채용된 사례도 제시했다.
이어 이 의원은 "변 후보자의 사장직 퇴임 이후에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출신자들 가운데 공모직으로 들어온 인물이 한 명도 없다"며 "앞서 서울시가 진행한 감사는 '맹탕'이었다. 서울시 감사위원회에서 임용 취소를 해야 했다. 변 후보자를 포함, 당시 SH 인사 관련 임직원들은 모두 중징계 감이다"라고 비판했다.
의혹과 관련, 변 후보자는 "전문가 채용은 서울시 권장사항이었다. 채용된 전문가들이 본인과 학력이나 경력 등이 겹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노동조합이 지켜보고 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겠나. 모두 경쟁을 거쳐서 채용된 것이고, 경쟁 과정에는 노조 위원장까지 참여했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실이 입수한 'SH 인사 의혹'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4~2017년 외부에서 채용한 1급 이상 고위직 9명 가운데 7명이 변 후보자의 대학교 동문 및 지인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변 후보자가 일전 근무했던 연구소의 전임소장, 환경대학원 동문들은 SH 개방형 공모에 가장 먼저 '1번 지원서'를 낸 뒤 모두 최종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변 후보자가 SH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낙하산 채용 의혹이 불거져 나오자 감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 3월에 나온 감사 보고서에서 서울시 감사위는 "사장이 직접 합격자를 결정하던 시기에 (외부 인사들이) 뽑혀서 특혜 의혹 여지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면서도 "채용 관련 서류, 관련자 진술을 확인한 결과 특혜로 볼 정황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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