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하루 앞으로…관전 포인트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23일 오전 10시에 시작될 예정이다. /이새롬 기자

부동산 정책 방향·'영끌'·'블랙리스트'·막말 관련 질타 쏟아질 듯

[더팩트|윤정원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본래 인사청문회는 정치권의 이야기로 평가되곤 하지만 변창흠 후보자의 청문회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부동산이 전 국민의 최대 관심사가 된 탓일까. 정치에 전혀 관심 없다던 이들마저도 그의 청문회 날짜는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현재 야당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기조를 전면 개편해야 할 상황에서 변 후보자는 적임자가 아니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3일 오전 10시부터는 그를 향해 부동산 책임론을 비롯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가짜 아파트값 공시,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막말 논란 등과 관련한 집중 폭격이 이어질 전망이다.

◆ 집값 상승은 과거 정부 탓?…'부동산 책임론' 주목

국토부 장관 인사청문회인 만큼 변 후보자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변 후보자가 서울주택공사(SH)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으로 재직하며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깊이 관여한 점을 들어 부동산 정책 책임론 물을 것으로 점쳐진다.

변 후보자는 집값 급등의 일부 원인으로 과거 정부의 규제 완화를 꼽은 상태다. 변 후보자는 21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 자료에서 "과거 정부의 규제 완화 및 택지 공급 축소 등에 따른 시장 상승심리 전환 및 공급 여력 축소 등도 최근 집값 상승에 영향을 줬다"며 "내년에 4만9000가구의 전세형 주택이 공급되고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시작되면 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18일 변 후보자는 국토부 출입 기자단과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비전과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밝힌 바 있다. 변 후보자는 "국회 동의를 받지 않은 후보자 신분으로 공개 석상에서 정책 방향을 말하는 게 적지 않은 부담이 있다"면서도 "장관으로 취임한다면 역세권이나 공장부지, 저층 주거지, 공공기관이 보유한 부지들을 집중적으로 활용해 공공 전세나 매입임대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영끌'한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가 5억9000만 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지난 2006년 6월 서울 서초 방배동 소재 '현대오페라하우스' 전용면적 129.73㎡를 5억2300만 원에 구매했다. 당시 그는 주택금융공사의 정책 금융 상품인 보금자리론을 이용, 집값의 60%를 대출로 조달해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해당 아파트와 관련한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 3월 관보에 게재된 재산공개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이 아파트의 가액을 5억9000만 원으로 적었다. 공직자 재산공개는 기준시가(공시가격)나 실거래가 가운데 높은 금액으로 하게 돼 있다. 작년 기준 현대오페라하우스의 공시가격은 5억9000만 원으로 변 후보자가 신고한 내역과 일치하지만, 적절한지를 두고서는 잡음이 상당하다.

물론 변 후보자는 현대오페라하우스가 전체 14가구 규모 '나홀로 아파트'인 데다 최근 거래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 수 있다. 하지만 변 후보자의 집보다 좁은 현대오페라하우스 전용면적 93.39㎡가 지난 2018년 3월 8억4000만 원에 거래됐다는 점, 바로 옆 단지인 '방배 현대홈타운' 전용면적 122.83㎡가 지난 10월 18억8000만 원에 손바뀜이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축소신고 의혹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임대주택 정책 펼치면서 "못 사는 사람" 비하…'변창흠 발언록' 주목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실에 의하면 변 후보자는 SH 사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 6월 30일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회의에서 공유주택(셰어하우스) 입주자를 두고 "못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 먹지 미쳤다고 사 먹느냐"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자가 바깥 식당보다는 자신의 집에서 밥을 차려 먹는 게 낫다는 취지였겠지만, 해당 발언은 공유주택 입주자를 '못사는 사람'으로 단정했다는 점에서 다소 눈살을 찌푸려지게 했다.

변 후보자는 같은 달 내부 회의에서 피해자의 사망 사건을 개인적 과실로 몰아가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김 씨가 홀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망한 사고를 두고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걔가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든 것이다. 마치 시장(당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람을 죽인 수준으로 공격받고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발언들에 대해서 변 후보자는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고개를 숙인 상태다.

◆ 직원 '블랙리스트' 작성·지인 특혜 의혹

변 후보자는 SH 사장 시절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2017년 당시 변 사장 방에서 간부급 직원들을 정치 성향, 박원순 서울시장과 관계 등을 잣대로 평가한 문건이 발견되면서 논란이 인 것이다.

변 후보자가 SH 사장 재직 시절 외부 인사였던 서울대 환경대학원 동문들을 고위직으로 채용하고, 친여 인사인 허인회 씨가 이사장으로 있던 태양광 업체 '녹색드림'과 비공개 업무 협약을 맺었다는 의혹도 대두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변 후보자는 ""SH는 2014년 12월 전문성과 업무성과 창출이 기대되는 전문가를 채용하기 위해 개방형 직위제도를 도입했다. 선발된 전문가들이 재직하는 동안 주거복지와 도시재생, 해외개발사업 등 분야에서 공사에 크게 기여했다", "녹색드림은 서울시로부터 2015년 11월 25일 태양광 보급업체로 선정돼 그 사실이 SH에도 통보됐다. 녹색드림이 미니태양광 기부를 SH 측에 제안해 왔고, 실제로 25가구에 설치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야당은 변 후보자가 LH 사장 재임 시절 자신이 이사로 재직한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에 79억 5000만 원에 달하는 연구용역을 몰아줬다는 의혹, 장녀의 허위 이력 기재 의혹, SH 사장 재임 당시 법인카드 사용 금액이 5000만 원에 달하는 것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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