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총수 '현장 경영' 관심도, 이재용 삼성 부회장 압도적 1위

올해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현장 경영 관심도가 압도적으로 높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 5월 중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부회장이 코로나19 검사 후 호텔을 빠져나오는 모습. /임세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코로나19에도 현장 가장 많이 누볐다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올해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현장 경영 관심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는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 뉴스, 커뮤니티, 블로그, 카페,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지식인, 기업·조직, 정부·공공 등 12개 채널을 대상으로 10대 그룹 총수의 현장 경영(근로자 키워드 포함) 정보량을 빅데이터 분석했다고 18일 밝혔다.

빅데이터 집계 대상은 자산 규모 순 10대 그룹 총수로, 자연인이 아닌 법인이 동일인인 경우에는 법인 수장의 정보량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이재용 부회장이 9890건으로 1만 건에 육박하는 정보량을 보였다. 2위인 이성희 농협중앙회장보다 무려 4.6배 이상 높은 관심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법 리스크 가운데에서도 현장의 근로자들을 적극적으로 챙겼다.

이재용 부회장은 1월 설 연휴 브라질 생산법인 방문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직후 구미사업장, 아산사업장, 수원 삼성종합기술원 등 많은 현장을 찾았다. 5월 17일부터 2박 3일간 6시간 이상 걸리는 코로나19 검사를 3번이나 받는 불편을 감수하면서 중국 시안의 삼성반도체 공장을 찾기도 했다.

이후에도 이재용 부회장은 세메스 천안사업장, 반도체연구소, 생활가전 사업부, 온양사업장 등을 찾았으며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점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10월엔 베트남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생산 공장 현장 방문과 함께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하기도 했으며 부친 별세 후엔 서초구 연구개발(R&D)센터에서의 통합 디자인 전략회의를 개최하는 등 코로나19 감염 우려 속에서도 연중 내내 수많은 현장 경영을 이어갔다.

1월 31일 취임한 이성희 회장은 다른 총수들보다 조사 기간이 한 달이나 짧음에도 불구하고 2위인 2146건을 기록했다. 단위 조합과 조합원들이 많다 보니 챙겨야 할 현장이 많았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이성희 회장은 취임식 대신 2월 4일 홍천 겨울 딸기농장에서의 첫 간담회 개최를 시작으로 진천 화훼농가를 방문, 농업인의 의견을 들었으며 3월 4일엔 코로나19 1차 팬데믹 중심지였던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했다.

이성희 회장은 이후 농협유통 양재점 특별판매전 행사 매대 방문, 강원 철원군 아프리카돼지열(ASF) 방역 현장 방문, 전남 곡성 석곡농협 개최 '백세 효잔치’ 참석 등 현장 경영을 이어갔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는 셔틀 경영을 펼치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현장 경영 관심도 3위를 기록했다. /더팩트 DB

이성희 회장은 지난 6월엔 전국 첫 스마트원예단지인 충청남도 부여 지역 스마트팜을 방문, 디지털농협을 위한 현장 경영에도 나섰다. 이후 경기 안성 죽산농협 및 북충주농협 하나로마트, 경기 이천 농가 현장 등을 찾아 수해복구 일손 돕기를 진두지휘했다. 또 10월엔 충남 천안·아산 지역 AI 현장을 찾아 방역실태를 점검했으며 같은 달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축협을 찾아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3위는 1702건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1678건으로 4위를 기록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5월 귀국 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월드 어드벤처 등 인근 주요 사업장을 살피며 현장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신동빈 회장은 이후 주말마다 롯데칠성 공장, 시그니엘 부산, 롯데백화점 인천점, 롯데백화점 노원점, 롯데마트 구리점,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을 찾아 직접 고객의 반응을 들었다.

신동빈 회장은 7월에도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양산 공장, 롯데아울렛 이천점,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롯데푸드 광주 공장 등 현장 방문을 이어갔다. 또 여수 롯데케미칼 제1공장과 국동 롯데마트를 점검한 후 여수 벨메르바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방문, 경쟁 업체의 사업장까지 유심히 관찰했다.

11월 일본에서 재차 귀국한 신동빈 회장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의왕 사업장에서 정의선 회장과 회동, 미래사업 구상을 이어나갔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0에 참석,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했으며 4월엔 모빌리티 플랫폼 코드42 신기술 시연회를 참관하기도 했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올해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회장 등과 사업 현장에서 잇따라 만나 미래 사업 등 포괄적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1492건으로 5위를 기록한 구광모 회장은 올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충남 대산 LG화학 화재 현장, LG화학 현장에서의 정의선 회장과의 만남 등을 이어가며 젊은 총수답게 현장 경영을 중시했다.

이밖에 △최태원 회장 909건 △최정우 포스코 회장 772건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161건 △허태수 GS그룹 회장 112건 순이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00건에도 못 미치는 82건을 기록하며 최저 정보량을 기록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총수들의 현장 경영이 유난히 돋보인 한해였다"며 "과거와 달리 총수들이 은둔형 이미지를 벗고 현장 근로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리더십으로 미래 비전을 제시해나가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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