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강일원 심리위원 "삼성 준법위 실효성 합격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 직권으로 전문심리위원으로 선정된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이 지난 14일 삼성 준법위의 실효성에 관해 긍정적인 평가를 담은 최종 보고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남용희 기자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 18개의 세부 평가 항목서 긍정 '과반'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 직권으로 전문심리위원에 선정된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의 실효성 및 지속가능성에 관해 '합격점'을 줬다.

16일 재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강 위원을 비롯해 준법위 활동을 평가한 3명의 전문심리위원은 지난 14일 재판부에 총 83페이지 분량의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강 위원은 보고서에서 △준법위의 실효성과 지속가능성 △법령에 따른 삼성 계열사 준법감시제도 실효성 △강화된 준법감시제도의 지속가능성 등 3가지 항목에 관해 18개의 세부 평가를 내놨다.

전체 18개 세부 평가 항목 가운데 '긍정 평가'는 과반인 10개 항목을 차지했고, '중립'과 '부정 평가'는 각각 2개, 6개로 나타났다. 강 위원은 준법위 활동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열쇠로 '최고경영진의 의지'를 꼽으면서도 그간 활동에 관해서는 대체로 긍적적인 평가를 내렸다.

먼저 강 위원은 준법위의 실효성에 관해 "협약에 가입한 관계사와 최고경영진에 대한 감시·감독 등 폭넓은 준법감시 및 통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사건에 관여한 임원에 대해 직무배제를 권고한 사례를 제시하며 강화된 준법감시 활동에 함격점을 줬다.

법령에 따른 삼성 계열사 준법감시제도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긍정 평가를 내놨다. 강 위원은 "준법감시제도가 강화되면서 회사 내 조직을 이용해 위법행위를 하는 것은 과거에 비해 어려워진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강화된 준법감시제도의 지속가능성에 관해서도 강 위원은 "준법감시위원회도 조직과 구성, 최고경영진의 지원, 회사내 준법문화, 여론 관심 등이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일원 심리위원은 준법위의 실효성과 지속가능성과 법령에 따른 삼성 계열사 준법감시제도 실효성, 강화된 준법감시제도의 지속가능성 등 3가지 항목에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더팩트 DB

강 위원은 앞서 지난 7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의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8차 공판에서도 "현재로서는 준법감시위의 지속 가능성은 매우 긍정적이며, 관계사와 최고경영자에 대한 폭넓은 감시 활동으로 준법조직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준법위 실효성에 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 바 있다. (2020년 12월 7일 자 <'합격점' 받은 삼성 준법위 "부족한 점 채워 주어진 소임 다할 것"> 기사 내용 참조)

재계 및 법조계 안팎에서는 강 위원이 재판부 직권으로 심리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준법위에 대한 '긍정 평가'가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양형 판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준법위의 실효성 여부를 판단해 이 부회장의 양형에 반영하겠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주심을 맡았던 강 위원을 심리위원으로 지정하고, 특검과 이 부회장 측에 각각 1명씩 심리위원을 지정하도록 했다.

이후 지난달 치러진 공판에서 특검 측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을 맡고 있는 홍순탁 회계사를, 이 부회장 측은 법무법인 율촌의 김경수 변호사를 각각 지정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특검과 삼성 측 변호인단이 지정한 심리위원들이 준법위 활동의 실효성 및 지속가능성을 두고 이미 '부정'과 '긍정'의 상반된 평가를 내린 가운데 사실상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강 위원이 긍정 평가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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