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브랜드 '인기' 여전…집콕 트렌드에 식품·마스크 불티
[더팩트|이민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홈쇼핑 인기상품 트렌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집콕' 생활 장기화가 의류에 대한 보복 소비로 이어졌으며, 방역이 생활화되면서 마스크 등 위생용품이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순위 10위권에 올랐다.
14일 홈쇼핑 업계는 지난 1월 1일부터 12월 10일까지 TV홈쇼핑을 통해 판매한 상품 데이터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 CJ오쇼핑 "패션 인기 여전"…10위 중 9개 '의류'
CJ ENM 오쇼핑(CJ오쇼핑)은 2020년 TV홈쇼핑 히트상품을 분석한 결과, 상위권을 차지한 10위 브랜드 중 9개가 패션 카테고리로 나타났다.
1월 1일부터 12월 10일까지 패션 브랜드 9개 주문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주문 금액은 14% 신장했다.
특히 오쇼핑부문 단독 패션 브랜드는 8개나 순위에 올랐다. 더엣지는 3년 연속 히트상품 1위 자리를 지켰다. 이 기간 '더엣지' 주문량은 214만 건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칼 라거펠트 파리스 △VW베라왕 △지스튜디오 △셀렙샵에디션 등이 순위에 들었다.
그중에서도 '칼 라거펠트 파리스'는 큰 폭으로 성장해 2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야외 운동이 주목받으면서 골프웨어 브랜드 '장 미쉘 바스키아'(8위)는 올해 처음 히트상품 대열에 합류했다.
안티에이징 기능성 화장품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AHC(9위)는 '아이크림 시즌8 패키지'로 인기를 얻으며 패션 외 카테고리 중 유일하게 순위권에 안착했다.
CJ오쇼핑은 코로나19로 집콕생활이 장기화되자 지친 마음을 달래려는 고객들의 보복 소비가 의류 구매로 몰렸다고 분석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외출이 줄어들자 제대로 된 프리미엄 의류 한 벌을 소유하고자 하는 '야누스 소비'가 나타났다"며 "여기에 장기화된 집콕생활과 재택근무로 편안함을 추구하는 패션이 인기를 끌며 이지웨어도 각광을 받았다"고 말했다.
◆ GS홈쇼핑, 1위 패션 '라삐아프'…마스크 처음으로 10위권 진입
GS홈쇼핑 히트상품 1위 역시 패션 브랜드가 차지했다.
GS홈쇼핑은 1월 1일부터 12월 10일까지 TV홈쇼핑을 통해 판매한 상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컨템포러리 패션 브랜드 '라삐아프'가 히트상품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2위와 3위 역시 패션 브랜드 모르간과 SJ와니가 차지했다.
코로나19 특수 상황으로 건강기능식품(종근당건강)이 4위에 올랐으며, 황사방역용 마스크 네퓨어가 7위로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
스테디셀러인 기초화장품인 AHC와 기본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인 에이지투웨니스 커버팩트는 각각 8위와 9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는 "패션의 명가 답게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는, 인기가 검증된 스테디셀러 패션 브랜드들의 질주가 이어졌다"며 "다만 코로나19 발병과 확산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기능식품, 마스크가 히트상품 톱 10위권 내 진입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NS홈쇼핑 "마스크 등 코로나 뉴노멀 상품 강세"
NS홈쇼핑에서는 코로나19로 일명 '뉴노멀' 상품이 강세를 보였다.
뉴노멀은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 표준을 뜻하는 신조어로 최근에는 코로나 시대에 일상화된 방역,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언택트 활동 등 새로운 기준을 통칭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NS홈쇼핑은 1월 1일부터 12월 10일까지 판매된 상품의 주문 수량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KF94 방역마스크가 2위(참조은황사)와 4위(네퓨어마스크)를 차지했다. 참좋은 황사 마스크는 6800여 세트, 네퓨어 마스크는 6200여 세트가 팔렸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식품이 상위 10개 중 5개를 차지하기도 했다. 완도활전복이 전체 1위를 차지했으며, 빅마마김치(6위), 예소담김치(7위), 이종임동가니탕(8위), 팽현숙순대국(10위)도 순위에 올랐다.
이밖에 '에버홈 글라스텐 다지기'가 9위에 오르며 주방 가전의 높은 인기를 보여줬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올 한해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새롭게 부상하는 기준을 뜻하는 뉴노멀이 홈쇼핑 상품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며 "앞으로도 고객중심경영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을 위한 혁신적인 상품을 계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 롯데홈쇼핑 "집콕 트렌드 뚜렷"…패션·식품 '인기'
롯데홈쇼핑에서도 일명 '집콕 상품' 구매 비중이 증가했다.
롯데홈쇼핑이 주문 수량을 기준으로 2020년 히트상품 TOP10을 집계한 결과 패션, 뷰티, 식품 카테고리에서 기본에 충실하거나 필수적인 상품에 수요가 집중됐다고 밝혔다.
특히 작년과 비교해 주문량이 가장 늘어난 상품군은 생활건강, 위생용품, 식품이다. 식품 카테고리에 속한 김나운더키친(4위)은 8년 만에 히트상품 순위 10위권에 진입했다.
패션 브랜드의 인기는 올해도 여전했다. 히트상품 1위는 패션 브랜드 '라우렐'이 차지했으며, 히트상품 10위 중 8개가 패션 브랜드다. 이외에도 △조르쥬 레쉬 △브룬스바자 △LBL 등이 순위에 올랐다.
롯데홈쇼핑은 재택근무 장기화로 트렌치코트, 재킷 등 아우터 구매가 감소하고, 니트, 티셔츠 등 이너웨어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처음 순위에 진입한 이너웨어 특화 브랜드 '브룬스바자' 주문량은 전년 대비 170% 신장했다.
또 기본부터 다지는 '코어소비'가 확산됨에 따라 색조화장품보다 기초화장품에 수요가 집중됐다. 기초화장품 브랜드 AHC가 3위에 올랐다. AHC 주문량은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유형주 롯데홈쇼핑 상품본부장은 "올해 히트상품은 코로나19 여파로 '가심비' 보다 기본에 충실한 상품에 언택트 소비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상품 기획과 편성으로 어려운 시기에 좋은 성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이며, 향후에도 급변하는 상황에 선제적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