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경쟁력 갖춘 즉석밥 차례로 출시, 시장 영역 넓힐 것"
[더팩트|문수연 기자] 종합식품회사로 전환을 공언한 하림이 올해 HMR(가정간편식)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신사업 확장으로 육계 공급 과잉에 따른 악화된 수익성을 메꾸겠다는 하림의 경영 전략을 두고 업계에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업체 간 과열 경쟁 구도가 형성된 만큼 후발주자가 두각을 드러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최근 식품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상반기 가공식품이 31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육계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가 장기화되자 신사업 확장으로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하림이 낙점한 신사업은 HMR이다. 1인 가구 증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내식 수요 증가 등으로 HMR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소비자들의 니즈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 영역을 넓혀가겠다는 계획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은 지난 2016년 2조3000억 원 규모에서 2018년 3조2000억 원으로 63% 성장했다. 여기에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내식수요 증가로 HMR 사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2022년에는 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림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즉석밥'이다. 하림은 연내 출시를 목표로 지난 4월 익산시와 손잡고 350㏊ 규모의 즉석밥 가공용 쌀 생산단지를 확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문제는 이미 과열 양상을 띄고 있는 시장 구도다. 국내 즉석밥 시장은 올 상반기 2120억 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했다. 성장세는 뚜렷하지만, CJ제일제당이 '1강 체제'를 확고히 하고 있다.
즉석밥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은 업체별 시장 점유율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CJ제일제당의 '햇반'은 전체 시장에서 무려 70.6%에 달하는 점유율 확보하고 있다. 이어 오뚜기의 '맛있는 오뚜기밥'이 28.2%로 업계 1, 2위 업체가 차지한 점유율만 98.8%에 달한다. 3위 동원F&B의 '쎈쿡'의 점유율은 0.9%에 불과하다. 여기에 홈플러스와 11번가 등이 최근 자체브랜드(PB) 제품을 내놓으며 틈새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HMR 시장이 올해 고성장을 보인 가운데 선두 위주로 순위가 굳어져 있어 신규 업체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후발주자로 뛰어든 하림의 경우 사업 계획이 미뤄지며 시장 진출이 연기되고 있어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림 관계자는 "올해 성과가 좋았던 에어프라이어 전용 육가공 상품, 간편조리식품 개발을 꾸준히 이어나갈 예정이며 HMR·즉석밥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